4·25 재보선 참패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강재섭(왼쪽) 한나라당 대표가 1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당 상임고문 20여명과 만찬을 하기 전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고문들과 만찬 지지모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당 안팎에서 사퇴론이 제기되는데도 흔들림없이 제 갈 길을 간다는 태세를 보이고 있다.
강 대표는 1일 저녁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 당 상임고문 19명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저녁을 함께 들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만찬 뒤 브리핑을 통해 “고문들은 이명박·박근혜 두 경선주자에게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화해 모습을 보일 것과,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를 적극적으로 만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 대부분 참석자들은 당 대표를 중심으로 위기를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강 대표는 지난달 30일 쇄신안을 발표한 직후 이날 만찬을 잡았다. 이들이 밀어주면 자신의 선택이 힘을 받으리라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강 대표는 참모들을 통해 의원과 당원들의 여론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은 “지도부 사퇴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8 대 2 정도로 대표직 유지를 옹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 쪽은 또한 “당원·대의원 과반수 이상이 대표 사퇴에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강 대표가 대표직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박근혜, 이명박 두 경선 주자가 자신의 사퇴를 바라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는 물론 이명박 전 시장 역시 강 대표 지지를 내세우며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를 말리는 상황이다. 박재완 비서실장은 “이명박 캠프 쪽에서 역풍을 우려하고 있어, 이 최고위원의 사퇴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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