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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진보정당 척박한 토양서 ‘새길’·지지율 정체·비전 부족 숙제로

등록 2007-05-03 19:29수정 2007-05-03 22:45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와 권영길 의원단 대표가 3일 서울 문래동 당사에서 열린 10만번째 당원 환영행사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민석 4만번째 당원, 권 의원단 대표, 백진국 10만번째 당원, 문 대표, 한기황 5만번째 당원이다. 장철규 기자 <A href="mailto:chang21@hani.co.kr">chang21@hani.co.kr</A>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와 권영길 의원단 대표가 3일 서울 문래동 당사에서 열린 10만번째 당원 환영행사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민석 4만번째 당원, 권 의원단 대표, 백진국 10만번째 당원, 문 대표, 한기황 5만번째 당원이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민노당 10만번째 당원 등록…의미와 과제
민주노동당이 당원 번호 10만번째를 돌파했다. 민주노동당은 3일 서울 문래동 당사에서 10만번째로 입당한 백진국(31·대우 상용차 직원) 당원의 환영식을 열고 “10만 당원 시대를 넘어 20만, 30만 당원 시대를 열자”고 다짐했다. 엄밀히 말해, 2000년 1월 창당 이후 그동안 탈당한 당원들까지 감안하면 민주노동당 당원 수는 3일 현재 7만9389명이다.

그럼에도 민주노동당의 ‘당원번호 10만 돌파’는, 모든 당원들이 매달 1만원 이상의 당비를 자발적으로 내고 당내 활동에도 일정하게 참여하는 ‘진성당원제’를 바탕으로 이룬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한 편에선, “양적 성장에 걸맞는 질적 도약을 할 때”라는 자성도 나온다.

민주노동당 당원수 추이
민주노동당 당원수 추이
“20만, 30만 당원시대 열자”

“진성당원제 뿌리 내렸다”=이날 환영식은 조촐하지만 자축과 감격에 젖은 분위기였다. 문성현 당 대표와 권영길 의원단 대표, 김선동 사무총장, 심재옥·홍승하·이해삼 최고위원 등 당 관계자들 30여명이 참석했다. 꽃다발을 걸고, 종이학을 함께 접고, “10만 당원 만세”, “대선 승리 만세”를 외쳤다.

문성현 대표는 “우리나라처럼 진보정당의 토양이 척박한 곳에서 진성당원제를 이끌어가는 힘은 오직 민주노동당에만 있다”고 자평했다. 권영길 의원단 대표는 “7년 전 프랑스 사회당이 대선에서 참패한 뒤 대대적으로 내걸었던 게 ‘20만 당원 회복’이었다”면서 “10만 당원이라는 것은 한국에서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의석 수가 100명을 넘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경우 전체 당원 수는 각각 100만여명씩이지만, 꼬박 꼬박 당비를 내는 당원은 한나라당이 12만명, 열린우리당이 8만명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의석 수가 9명에 불과한 민주노동당이 8만여명의 당원을 거느리게 된 것은 상당한 성과인 셈이다. 또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모두 민주노동당의 진성당원제를 벤치마킹해 각각 ‘책임당원제’, ‘기간당원제’를 도입했지만, 한나라당은 유명무실해졌고 열린우리당은 기간당원제를 철회했다. 특정 지역이나 인물이 중심인 다른 정당과 달리, 민주노동당은 계층과 이념 중심의 ‘노선 정당’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민주노동당 지지율 추이
민주노동당 지지율 추이

“약자 대변 정당 거듭나야”

“질적으로 성장할 때”=‘10만’이라는 상징적인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더 많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민주노동당은 최근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의 헤쳐모여 움직임과 한나라당 내분 등의 와중에서 정국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국민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 모든 당력을 쏟아붓겠다던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전선 구축 노력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의 이석행 위원장이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 않고 독자 후보를 내겠다고 밝혀서 더 난처해졌다.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이 대선 후보 선출 투표권을 당원 외에도 개방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심상정 의원은 “질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비정규직, 농민, 무주택자, 여성 등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야만 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의원은 “당 지도부가 대선 국면을 대선 주자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부동산, 양극화 문제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무엇을 했느냐”면서 “‘10만 당원’에 자족하지 말고 국민들을 어떻게 끌어들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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