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7일 서울 영등포당사 의장실에서 이뤄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 사수와 당 해체 주장 등 최근 현안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당 사수”-“해체” 논란에 선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7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탈당을 고려 중인 비례대표 의원들이 탈당 뒤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출당 조처 등을 취할 수도 있다는 당내 몇몇 친노파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통합신당이 다 된 뒤의 얘기”라며 “지금 비례대표 의원들이 나가겠다고 하면 출당조처를 해줘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노무현 대통령의 거듭된 정치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 열린우리당은 2·14 전당대회에서 결의한 대통합신당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통합 추진 의사를 분명히했다. 정 의장은 그러나 당 해체를 요구하는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의장에 대해선 “정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인터뷰=박찬수 정치부문 편집장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대선주자인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을 사실상 실명으로 비판하는데 당 의장으로서 의견이 뭔가?
=공격을 받을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 그 공격이 적절한지 아닌지는 아마 국민들께서 판단하고 평가할 거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열린우리당 중진의원을 만나서 “갈라서자. 비례대표를 편안히 보내드리겠다”고 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내용도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 특히 정부에 있는 유 장관은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는 게 좋다.
-정 의장도 전에 비례대표 출당을 언급하지 않았나?
=심정은 공감하지만 명분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통합신당이 잘 되면 그때나 한 번 검토해 볼 것이다.
-전당대회를 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아무런 진척이 없다. 통합이 가능하다고 보나?
=그렇다. 자기네 주도권만 주장하면서 통합대열에 동참하지 않고 통합을 지연시키는 행위는 한계에 이를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어떤 식으로든 해체를 해야 제3지대 통합이 가능하다는 논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열린우리당을 해체하면 교섭단체가 없어지고, 국회는 한나라당 1당 국회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17대 총선에서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을 152석의 제1당으로 만들어줬는데 임기를 1년 남겨놓고 그냥 스스로 분해되는 것에 국민들이 박수를 치겠나?
-통합 방식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가?
=제3지대에 민주당도 나오고 시민사회도 나오면 우리도 나간다는 거다. 제3지대가 태동하면 가서 (동참)하겠다는 분들이 있다. 난 그분들 막지 않는다.
-통합 방법론으로 ‘후보 중심 통합론’과 ‘제정당 연석회의’ 동시 추진을 주장했는데 그 방법은 여전히 유효한 건가?
=제 세력은 철길이고, 후보들은 기관차다. 정치세력의 뒷받침이 없으면 대선 후보는 아무것도 아니다. 철길과 기관차는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발전시켜야 할 축이다. 그래야 대통합신당을 만들고 대선승리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
-기관차가 움직이지 않으면 기관차를 버리고 걸어서라도 갈 건가?
=올해 정치일정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신형 케이티엑스(KTX)가 안 된다면 증기기관차라도 달릴 거다.
-증기기관차로라도 달리겠다는 건 열린우리당에서 자체 후보라도 낸다는 뜻인가?
=열린우리당, 민주당, 국민중심당, 시민사회가 합쳐지는 완벽한 대통합이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통합은 된다. 정파 중에 통합이 안되는 세력도 있을 것이고, 오픈프라이머리에 참여 안 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런 식으로라도 통합은 되고 오픈프라이머리는 열릴 것이라는 뜻이지 우리가 독자적으로 한다는 뜻이 아니다.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이 이달 말에는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전당대회에서 대통합을 하기로 결의해놓고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들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도부를 흔드는 게 되면 곤란하다.
정리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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