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9일 오전 창당 인사차 서울 문래동 당사를 찾은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뒤 무거운 표정으로 함께 일어서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김 탈당땐 민주의원들 동행 통합신당 가속…박상천대표 ‘단속’ 나서
김홍업 민주당 의원을 향한 범여권의 눈길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을 이용한 제3지대 탈당론이 나오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김 의원을 통합의 매개체로 삼아 보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인사 20여명은 오는 11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김 의원의 당선 축하연을 열기로 했다. 모임에는 정대철 열린우리당 상임고문과 배기선·정봉주 의원, 김효석·이낙연·신중식 민주당 의원, 신국환 중도개혁통합신당 의원, 전병헌 의원(무소속)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통합의 ‘접착제’를 자임해 온 정대철 상임고문이 주선했고, 참석자 면면이 모두 적극적인 통합파다. 범여권의 한 의원은 “당선 축하 자리라고 하지만, 민주당 사수파들에게는 모임 자체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3지대 신당을 추진중인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의원의 이름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김 의원을 탈당 대열에 합류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지대 신당이 성공하려면 민주당 의원(12명) 대다수가 당을 뛰쳐나가야 하는데, 김 의원이 동참해 준다면 탈당을 결행하기가 한결 쉬워진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동참하게 될 경우, 제3지대 신당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처럼 비춰지는 정치적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을 움직여 통합 명분을 만들어보려는 이런 시도가 성사될 지는 불투명하다. 김홍업 의원 쪽은 “다른 의원들과 통합 문제로 접촉한 적이 없고, 11일 저녁 모임도 단순한 축하 자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는 탈당 움직임을 강력히 경고했다. 박 대표는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내년 4월 총선에서 새로운 민주당 후보와 맞서려는 의원들이 과연 있겠느냐”고 말했다. 탈당한 의원들의 지역구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표적 공천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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