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쇠락 “양쪽 다 책임” 57.9%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열린우리당 의장이 주고받은 최근의 책임 공방과 관련해 노 대통령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높았다. 다만, 열린우리당 쇠락의 책임은 양쪽 모두에게 있다는 견해가 압도적이었다.
노 대통령의 최근 정동영·김근태 등 대선 주자 비판 발언을 두고 “대통령도 정치인이므로 범여권 대선 주자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는 응답은 35.3%에 불과한 반면,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했으므로 범여권 대선 주자에 대한 발언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56.5%에 이르렀다.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해체와 분화를 촉구한 정동영·김근태 두 사람의 움직임을 ‘구태 정치’로 공격했지만 국민들에겐 별로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열린우리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에 대해선 △노 대통령 책임 19.3% △열린우리당 전·현직 지도부 책임 17.9% △양쪽 모두의 책임 57.9%로 나왔다. 어느쪽의 잘잘못을 따질 것 없이 양쪽이 공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인 셈이다.
양쪽은 ‘구태정치’ ‘분열정치’ ‘공포정치의 변종’ 등으로 맞받으며 험악하게 다퉜지만 지지율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3%로 조사돼 지난달 21일 조사 당시의 31.5%와 비슷했다. 정동영 전 의장의 지지율도 1.9%로 지난달 2.3%와 별반 차이가 없다. 김근태 전 의장의 지지율 역시 1.1%로 지난달 0.8%와 어금버금하다.
열린우리당 진로를 놓고선 ‘당을 해체하고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 30.1%, ‘열린우리당의 틀을 유지하면서 당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52.5%로 나왔다.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선 ‘당 재정비론’이 66.0%로 우세했지만 호남권(1천명 가운데 102명)에선 양쪽 의견이 똑같이 42.2%로 나와 팽팽하게 맞섰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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