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이명박 ‘통큰 정치’ 모양새

등록 2007-05-14 21:59수정 2007-05-14 23:27

“국민 눈총 외면 못해” 박희태 의원등 권유
“요즘 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며 며칠 동안 밤을 지새웠다.”

“어젯밤을 지새우다시피하다 새벽녘에 결심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4일 경선 규칙과 관련한 갑작스런 ‘양보’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양보가 본인의 ‘결단’임을 은연중 강조한 대목이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당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해, 여론의 압박이 결단을 끌어낸 중요한 원인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불과 하루 전인 13일까지만 해도 “(캠프 안에서 양보를 주장하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있나”라고 말할 정도로 이 전 시장의 태도는 강경했다. 그 때문에 그의 ‘후퇴’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전 시장이 결단하기까지는 주변 중진과 당 원로들의 건의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태 의원 등 캠프 중진 의원들이 온건론을 계속 제시하며 양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은 회견에 앞서 이날 오후 캠프에는 미리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박희태 의원 등에게 ‘양보’ 의사를 미리 전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당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나무다리 위에 선 염소의 지혜가 필요하다. 타협의 문제가 아니라 결단의 문제”라고 말한 뒤, “(내가) 물밑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정치는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말해 ‘이 전 시장의 결단’을 암시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은 회견 30분 전인 오후 6시반께에야 공보팀에 “7시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앞서 캠프 소속 의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5시께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재오 최고위원 주재로 회의를 열었으나, 이때도 ‘양보 불가’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캠프 소속 의원들에게 자신의 결심을 먼저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장에 갖고 온 회견문도 16절지에 본인이 사인펜으로 직접 썼다.

이 전 시장의 결단으로 내분이 봉합되기 전까지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회견이 있기 직전까지 대부분의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시간이 너무 없다”며 강재섭 대표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기도 했고, 중재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권태호 조혜정 기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