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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열린우리당 ‘묻지마 폭로전’에 빠지다

등록 2007-06-15 19:01수정 2007-06-15 23:16

장영달 원내대표 “중요한 자료 있고 우리는 승리한다”
이해찬 정무특보 “이 전 시장 약점 많아서 낙마할 것”

한나라당 경선 맞춰 ‘설익은 설’ 융단폭격
근거 안밝힌채 으름장만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한나라당 경선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때론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지만, 때론 “공개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예고성 의혹 제기’를 하고 있어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는 비판이 나온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에서 “(이명박·박근혜 후보와 관련한 의혹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8월19일에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는 것을 보고 저라도 미진한 부분을 밝힐 수 있고, (범여권의) 대통합 후보가 정해지면 그분을 통해서 밝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전날 당 연석회의에서도 “박근혜 전 대표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선 후보가 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그런 중요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도 “여러 제보가 오고 있고 자료가 계속 도착하고 있다”며 “분명하게 팩트(실체)가 있다. 경선 과정에서 그쪽에서 스스로 밝힐 수도 있기 때문에, (공개 시점은) 경선 이후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이 자신들의 ‘과거’를 알아서 공개하지 않으면 최종 후보가 된 뒤에 의혹을 밝혀서 치명타를 가하겠다고 거듭 공언한 셈이다.

이해찬 전 총리도 지난 14일 6·15 남북 공동선언 7돌 기념행사에서 “이 전 시장은 비비케이(BBK), 옥천 땅을 처남한테 판 것 등 너무 약점이 많다. 약점이 많아서 낙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이 자신에 대한 검증 공세를 ‘청와대 지시’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정무특보를 맡고 있던 이 전 총리의 이번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도 나온다. 이 전 총리는 15일 청와대에 정무특보직 사직서를 제출했다.

열린우리당의 공세는 최근 박영선·송영길 의원 등의 대정부질문과 대변인단 브리핑을 통해 이뤄지다, 이젠 지도부까지 나서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에게 제기된 여러 의혹의 진실을 가리는 것과는 무관한 정치공세적 발언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장 원내대표의 발언은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상대 정당 경선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열린우리당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한길 당시 원내대표가 이 전 시장의 ‘별장 테니스’ 사건을 두고 “경악할 만한 비리가 있다”고 예고했다가, 입증을 못해 여론의 역풍을 맞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한나라당의 경선을 앞두고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은, 이 전 시장 독주 체제인 한나라당 경선 구도를 흔들면서, 검증 과정에서 이탈하는 이 전 시장 지지세력을 흡수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고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의혹이 있으면 공개하면 되는데, 손에 쥐고 ‘공개하겠다’고만 하는 것은 정정당당해 보이지 않는다”며 “설령 이명박 후보가 흠결이 드러나서 추락한다고 해도 그 효과가 범여권에 이득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열린우리당이 너무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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