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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범여권 대선주자들 잇단 ‘손학규 때리기’

등록 2007-07-30 19:44수정 2007-07-30 23:13

손 전지사를 둘러싼 범여권 공방
손 전지사를 둘러싼 범여권 공방
우호세력 정동영 가세…‘한나라당 15년’ 정통성 비판
손 전지사, ‘공식 출마선언’ 준비 속 대응책 마련 부심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민주세력 정통성’을 들어 잇따라 ‘손학규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손 전 지사를 비판하는 대선주자들의 목소리는 정통성이라는 한 지점으로 모아진다. 외견상 선두주자를 견제해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모양새지만, 내용으로는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15년’에 대한 검증과 본격적인 경쟁의 시작으로도 비친다. 예비경선과 경선에 대비해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하려는 속셈도 깃들어 있다.

여러 주자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변신’이다. 손 전 지사에 우호적이던 그는 29일 “과거에 발을 담그고 있던 사람이 미래세력이 될 수는 없다”며 손 전 지사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30일에는 광주항쟁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본 뒤 ‘80년 광주’를 언급하며 손 전 지사의 ‘현장부재’를 에둘러 비판했고, 그의 홍보본부장인 정청래 의원은 “아무리 세탁을 해도 한나라당의 땟물을 빼기 어렵다”며 손 전 지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손 전 지사와 유지해 온 ‘암묵적 연대’에 마침표를 찍는 듯한 모양새다.

손 전 지사 비판대열에 앞장을 선 사람은 천정배 의원이다. 천 의원은 지난 29일 범여권 통합신당 충북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경력도 한나라당, 정책도 한나라당과 다르지 않은 후보로는 민주개혁세력의 지지와 열정을 온전히 끌어 모을 수 없어 승리가 불가능하다”며 ‘손학규 필패론’을 폈다. 그는 자신이 ‘개혁진품 후보’라는 말도 했다. 이해찬 전 총리도 이날 ‘끼어들기’ ‘사이비’ ‘짝퉁’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며 손 전 지사를 겨냥했다. 한명숙 전 총리도 손 전 지사를 ‘작은 한나라당’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대선 주자들의 이런 움직임을 본격적인 범여권 경선 국면 돌입의 징표로 보고 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범여권 통합신당의 한 인사는 “정 전 의장은 손 전 지사가 범여권에서 다시 이탈하지 못하리라는 계산 아래 본격적인 싸움을 거는 것 같다”며 “지지율이 낮은 다른 주자들은 1등 때리기를 통해 최대한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손 전 지사쪽은 고민이 깊다. 직접 대응을 삼가면서 8월9일로 예정된 손 전 지사의 공식 출마선언과 선대본부 출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반박과 대응 강도에 따른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며 각 주자들의 강·약점에 대한 분석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손 전 지사 캠프의 한 핵심 인사는 “지금 준비 중이며, 곧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며 “자칫 범여권 내부의 이전투구나 난타전으로 비치지 않게 하는 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손학규 캠프 합류 ‘김심’ 논란, 설훈 전의원 “내 개인 판단일 뿐”

설훈 전 의원
설훈 전 의원
동교동계 출신인 설훈 전 의원이 최근 손학규 캠프에 합류한 것을 두고 이른바 ‘김심(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중)’이 손 전 지사에게 있지 않느냐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설 전 의원은 30일 〈한겨레〉와 전화 통화에서 “경기도지사 시절, 관저로 찾아가 손 전 지사에게 ‘신당을 만들테니까 한나라당에서 나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오래 전부터 손 전 지사의 ‘범여권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이 (손 전 지사를 지지할) 생각을 가졌는지 잘 모르겠지만, 손 전 지사 캠프에 합류한 것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학규 캠프 합류를 김 전 대통령에게 알렸느냐는 질문에 “간접적으로 전했다”고만 말했다.

설 전 의원의 공개지지 선언 이외에도, 동교동쪽 인사들 일부는 손 전 지사가 호남에서 지역조직을 만들 때 나름대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손 전 지사 지원설이 측근들의 움직임을 통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김 전 대통령이 자신의 마음을 쉽게 내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심’과 측근들의 정치적 행위를 연결짓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범여권 대선주자는 “2002년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동교동계 인사들이 이인제 의원을 지원했다고 하지만, 당시 김 전 대통령의 의중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동교동 인사들과 김 전 대통령은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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