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친노 주자’ 경선 각개약진
이해찬 전 총리 타격 클듯
이해찬 전 총리 타격 클듯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오는 1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이면서 열성 지지자를 보유하고 있는 그의 출마 선언은 범여권 경선 구도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장관과 가까운 이광철 열린우리당 의원은 6일 “유 전 장관이 출마 의사를 굳혔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5일 열린 대통합민주신당(민주신당) 창당대회에서 사실상 열린우리당과 ‘당 대 당 통합’을 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당의 진로가 결정됐으므로 유 의원도 자신의 거취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18일 팬클럽인 ‘시민광장’이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주최하는 ‘1만 유티즌 전국 대번개’ 행사에서 지지자들이 대선 출마 여부를 물으면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유 전 장관이 범여권 경선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참여정부 평가 문제는 경선 단계부터 중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전 지사 등 친노 후보들이 이미 경선판에 뛰어든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모두 “참여정부의 공과를 인정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유 전 장관은 ‘2002년 노무현 후보를 흔드는 사람에 대한 분노’를 정치권에 뛰어든 이유로 꼽을 정도로,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하다. 유 전 장관은 또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대선에 뛰어든다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참여정부의 업적을 알리는 일이 중요한 목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달 14일 서울·경기 지역 ‘참여정부 평가포럼’ 창립대회에선 “국민의 정부는 좋은데 참여정부가 싫다는 사람은 그에 맞는 후보를 내면 되고, 우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모두가 좋다고 하는 후보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가 출마하면 참여정부 평가를 둘러싼 범여권 후보 간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유 전 장관 출마에 따라, 친노 주자의 각개약진 양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당장 유 전 장관의 지지를 기대해온 이해찬 전 총리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 쪽은 “협력적 동반자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의 예비경선 과정에서 친노 주자가 1~2명으로 정리되면, 본경선 과정에선 자연스레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유 전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친노 후보만의 별도 경선이 치러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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