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좌파 발언 내 주장보다 강해…말 바꾸기가 중도실용?”
이명박 후보의 ‘친북 좌파’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 안에서도 이념 지표가 가장 오른쪽에 위치했다는 평을 듣는 김용갑 의원이 31일 “내 주장보다 더 강하다”며 “(이 후보의) 색깔이 왔다갔다, 너무 어지럽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고문을 맡았던 김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나는) 이 후보의 이념 성향을 왼쪽으로 줄곧 의심해왔다. (그러나) 주한 미국대사와의 면담에서 ‘이번 대선은 친북좌파 대 보수우파의 대결’이라고 발언한 건 이 후보의 정체성을 정말 헷갈리게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는 ‘이념을 말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 ‘반정부 데모를 하다 감옥에 갔다온 운동권 출신’, ‘북한 국민소득이 3천달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고,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다음날엔 ‘당의 색깔을 (왼쪽으로) 바꾸겠다’, ‘수구 소리를 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며 “특히 이 후보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재오 의원이 민중좌파주의자인 점을 봐서 이 후보가 좌파정책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 이번 발언(‘친북좌파’ 발언)은 내 주장보다 더 강하고 이 후보의 지금까지 발언과는 정반대”라며 “상대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다른 말을 하는 것이 중도실용주의라고 생각한다면 정치지도자로서 철학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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