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치러진 14일, 당 자체 관리분 투표용지가 담긴 투표함들이 밀봉된 채 서울 영등포 한반도전략연구원(옛 열린우리당 당사)에 도착하자 당 관계자가 이를 살펴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통합신당 경선 뭘 남겼나
의욕만 앞선 ‘국민경선’ 자발참여 못 끌어내
대리접수·차떼기 얼룩에 일정취소 파행 거듭
이대론 본선 패색…‘범여 단일화’ 압력 거셀듯
의욕만 앞선 ‘국민경선’ 자발참여 못 끌어내
대리접수·차떼기 얼룩에 일정취소 파행 거듭
이대론 본선 패색…‘범여 단일화’ 압력 거셀듯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국민경선이 14일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렸다. 막판 모바일 투표로 ‘반짝 흥행’을 하긴 했지만, 동원경선 논란과 이를 둘러싼 책임공방이 벌어지면서 후보들끼리 상처를 남겼다.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표를 모아오겠다던 꿈은 빗나갔다. 경선 이후 통합신당 내부의 상황은 더욱 유동적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기대 못미친 국민경선=애초 범여권은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완전 국민경선제를 구상하면서, 300만명 참여를 목표로 잡았다. 일반 국민들의 경선 참여가 늘어날수록 유력 정치인들의 조직이 힘을 발휘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모바일 참여분까지 합칠 경우 190여만명을 모집해 양적으로는 괜찮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특히 지역 선거인단 모집에서 일반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부족했고, 그 빈 자리는 각 후보 캠프가 모아온 ‘대리접수 분’이 차지했다. 이러다 보니 지역 경선에서 실제 현장 투표율은 20% 안팎에 머물렀다. 미국식의 완전 국민경선은 통합신당의 수준으로는 벅차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나마 모바일 투표를 처음 도입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나름의 성과로 꼽힌다. 모바일 투표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뒤따르지만, 유권자들이 손쉽게 정당 경선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선 앞으로도 충분한 논의를 해나갈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커져가는 단일화 압력=원내 제1당인 통합신당은 이번 경선을 통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에 대항하는 비한나라당 세력의 중심에 확실하게 서려 했다. 현실적으로 통합신당 후보는 앞으로 비한나라당 세력의 중심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를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경선과정을 거치며 어느 후보도 확실한 지지율 상승을 이뤄내지 못함으로써, ‘통합신당 후보가 범여권의 최종 단일후보’라는 확신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주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통합신당 후보는 15일 후보 선출 직후부터 민주당 후보 및 문국현 예비후보 등과 단일화하라는 압력에 거세게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통합신당의 원혜영·이계안·이상민·문병호 의원이 자기당 14일 “이번 경선으로 평화민주개혁세력을 대표하는 후보가 확정됐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친노-비노 갈등의 골 깊어져 =통합신당의 세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첨예한 다툼을 계속했고, 이해찬·손학규 후보가 경선 불참 가능성을 제기해 한때 판이 깨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결국 정동영 후보는 물론, 손학규·이해찬 후보도 경선 승복을 다짐하며 무사히 경선을 끝냈지만, 경선 이후 당내 상황에 불확실성이 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선을 거치면서 친노 세력과 비노 세력의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는 게 변수로 꼽힌다. 친노 세력은 이해찬·유시민·한명숙 후보의 단일화를 통해 기세를 올렸고, 경선 승리까지 꿈꿨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친노 세력은 경선 막바지까지 계속 ‘정치적 홀로서기’를 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경선 이후 친노 세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특히 경선을 거치면서 친노 세력과 비노 세력의 감정의 골이 더 깊어졌다는 게 변수로 꼽힌다. 친노 세력은 이해찬·유시민·한명숙 후보의 단일화를 통해 기세를 올렸고, 경선 승리까지 꿈꿨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친노 세력은 경선 막바지까지 계속 ‘정치적 홀로서기’를 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경선 이후 친노 세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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