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 짓이야 이게…가만 안둘테야…내가 당신…“
강대표 의총서 “말조심” 불씨…이재오 “이래서야…”
강대표 의총서 “말조심” 불씨…이재오 “이래서야…”
“뭐하는 짓이야 이게 지금!”, “정말로 가만 안둘테야, 두고봐라!”,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있어?”, “내가 당신 …?”, “최고위원 그만둬도 좋아!”, “이명박 (후보로) 만들었으면, 이명박 당선시켜야 될 거 아냐!”
29일 아침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회의장 안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고함과 탁자를 내리치는 소리, 막말 수준의 거친 언사 등이 누구의 말인지 분간이 잘 안 되는 채 회의장 바깥까지 그대로 새어나왔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 쪽 의원들의 인사 불만과 이회창 전 총재의 심상찮은 움직임에 국회 과기정위 국감 향응파문까지 겹쳐 여러모로 뒤숭숭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균열이 만만찮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당내에선 당내 갈등이 본격화하는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조짐은 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부터 나왔다. 강재섭 대표는 의총에서 “말조심 해야 한다. 오늘 아침 이상한 기사도 났는데, 단합을 저해하는 작은 언사라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를 인정하지 않는 당내 세력이 있고, 이들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이재오 최고위원의 언론 인터뷰를 지목한 것이다.
이어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대표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표현 좀 그만 쓰시라”고 재차 말하자 이재오 최고위원이 폭발했다. 이 최고위원은 “내가 당을 둘러보면 진압군이라고 그러고, 사무처 사람들을 만나면 ‘니가 당 대표냐’라 하는데, 내 입으로 그런 표현(좌시하지 않겠다)도 못 쓰나,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왜 문제가 되느냐”며 그동안 쌓인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아직도 경선하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 “자파끼리 단합 등산을 하며 ‘나 몰라라’ 하는데 지도부가 방치해서 되냐”, “국정감사장에서 일사불란한 대응이 안 되는 것도 (친박 의원들이) 팔짱끼고 있어 그렇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이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을 그만둬도 좋다”고 했고, 이에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이강두 중앙위의장과 김학원 최고위원 등이 맞대응을 하면서 회의장 분위기는 매우 험악해졌다.
이날 다툼은 우발적 성격이 짙다. 그러나 ‘친이’ ‘친박’ 의원들 사이의 불신이 부풀대로 부풀어 올라, 작은 충격에도 터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당 운영이 ‘친이’ 의원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친박’ 의원들의 내년 총선 공천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다툼이 전해진 뒤 박 전 대표 쪽의 한 인사는 “당내 화합의 최대 걸림돌은 이재오 최고위원이다. 반성은 안 하고 자꾸 떠드는 건 문제가 심각하다”고 ‘친박’ 의원들의 정서를 전달했다.
반대로 ‘친이’ 의원들은 ‘친박’ 의원들이 독자세력화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국정감사에서 소극적 태도에 일관한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일부에선 ‘이회창-박근혜 연대설’까지 거론하며 “해당행위를 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당내 의견도 “이재오 최고위원이 너무 했다”는 쪽과 “할말을 했다”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아침 상황을 보고받고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를 중심으로 화합해 선거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문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당내 의견도 “이재오 최고위원이 너무 했다”는 쪽과 “할말을 했다”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아침 상황을 보고받고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를 중심으로 화합해 선거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문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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