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당직자들 발언 자제하는게 좋겠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쪽은 2일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전날 이 전 총재의 아킬레스건이랄 수 있는 2002년 대선자금 문제를 건드린 만큼,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적절히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날 진해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한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총재는 아직도 정권교체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상대”라며 “이 전 총재가 잘 결정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방호 사무총장이 이 전 총재를 ‘차떼기’의 주역으로 몰고 간 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그런 말을) 할 수는 있지만 당분간 당직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며 “화합하려는 강한 의지로 노력을 해야지 그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을 점잖게 꾸짖음으로써, 이 전 총재에게 형식상 화해 제스처를 보낸 것이다.
이 후보 쪽은 일단 이 전 총재가 출마하더라도 자신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정두언 의원(선대위 전략홍보조정회의 총괄팀장)은 “현재 이명박·이회창·정동영이 4 대 2 대 2로 굳어진 3자 구도”라며 “정동영 후보가 올라가면 이회창 전 총재 지지가 빠지면서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총재를) 공격할 필요도 없고, 전략도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청한 이 후보 쪽의 핵심 인사는 “이명박 후보는 직접 이 전 총재를 공격하지 않고, 당에선 창을 공격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이다. 다만, 나중에 이 전 총재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적당하게 공격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2일 오전 경남 진해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잠수함 ‘나대용함’에 들어갔다 나오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진해/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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