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 하룻만에 “재협상” “불가”
민주당과의 합당 및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던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이 13일 합당 조건을 다시 검토한 뒤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재협상을 거부했다. 이로써 두 당 합당이 이뤄질지 불투명해졌다.
오충일 통합신당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12일 두 당 후보와 대표의) 4인 회동 결과를 통합의 정치적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지지한다”며 “그러나 통합 조건에 대해서는 통합협상위원회를 구성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통합신당 최고위원회가 4인 회동 합의내용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오 대표는 각종 의결기구 동수 구성, 내년 6월 전당대회 실시 등 합의사항에 대해 당내 반발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런 부분도 포함해 협상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며 사실상 원점에서 협상내용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러나 오 대표는 “19일로 정한 통합 시한은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통합신당 지도부의 재협상 결정으로 민주당과의 합당 및 후보 단일화가 불투명해졌을 뿐 아니라, 이를 주도해 온 정동영 통합신당 대통령 후보는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유종필 대변인은 “두 당의 후보와 당 대표가 서명하고 발표한 합의문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대단히 유감이다. 재론 불가다”라며 재협상 거부뜻을 밝혔다. 유 대변인은 “이는 남북 정상회담 공동선언을 후속 장관급 회담에서 수정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두 당은 통합·단일화 협상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 4인 합의에 대한 후속 실무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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