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단일화 미묘한 시점서 DJ이 만난 정동영·문국현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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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기로 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4일 저녁 자리를 함께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7주년 기념행사에서다.
김 전 대통령은 행사 직전 주요 참석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나란히 앉은 정 후보와 문 후보를 향해 “둘이 앉아 있으니 보기가 좋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대통령님 덕분에 이런 자리가 됐다. 걱정 안 끼치도록 잘 협력해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문국현 후보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호남 방문을 마치고 상경해 행사장을 찾은 정동영 후보는 김 전 대통령에게 “당선되면 내년에 청와대에서 크게 한번 모시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김 전 대통령이 “젊을 때부터 유한(양행)에 있었나”라고 묻자, 문국현 후보는 “34년 있었고 시민단체 20여곳의 대표와 이사장으로 일하면서 (김 전 대통령을) 멀리서 뵈었다”고 답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인 홍업씨와 아르오티시(ROTC) 동기동창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며 “얼마 전에도 만났다”고 말하는 등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이날 오후 갑자기 참석 일정을 취소했다. 이 후보는 정동영·문국현 후보가 참석하는 자리에 자신도 나타나면 범여권 단일화에 응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버마 민주화의 밤’으로 명명된 이날 행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미얀마 군정 문제만 언급했을 뿐 정치 현안은 언급을 삼갔다. 김 전 대통령은 “전세계 군사독재 가운데 미얀마 군정이 가장 심각하다. 인류의 양심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