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충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맨 오른쪽)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초선 “중진들 총선 불출마로 공천혁명”
수도권·중진 “손학규 당 대표 합의추대”
김한길계 “친노 2선후퇴·지도부 경선을”
수도권·중진 “손학규 당 대표 합의추대”
김한길계 “친노 2선후퇴·지도부 경선을”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각 계파들이 앞으로의 진로를 두고 벌이는 난타전이 더욱 어지러워지고 있다. 어떤 지도부를 어떻게 뽑아야 자신들의 당선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을지 각기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등 ‘비호남권’ 의원들의 처지가 절박하다.
당 해산과 지도부 사퇴, 중진 불출마 등을 요구했던 초선의원들은 27일 오전 모임을 열었다. 문병호 의원은 “여기에 참여한 초선의원들은 2월 전당대회에서 특정후보를 위한 운동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워크숍과 공청회 등을 통해 우리의 뜻을 관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초선모임에 특정계파와 깊숙히 연관됐거나, 부적절한 처신으로 입길에 올랐던 이들까지 포함돼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당내 비판에 부닥치고 있다. 이에 정성호 의원은 “앞으로 진정한 혁신을 위해 요구수준을 계속 높여나가다 보면 그런 분들은 자연스레 탈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쇄신의 순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김근태 전 당의장 등이나 천정배 전 원내대표가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이를 통해 얻은 도덕적 권위를 바탕으로 공천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유력한 해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와 달리 경선 때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지지했던 수도권 의원들과 중진들은 손 전 지사를 2월 전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합의추대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당 전체가 하나로 손 전 지사를 지지하는 모양새를 갖춰야 제대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김한길 전 원내대표는 지도부 경선을 거듭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패배의 분명한 교훈은 ‘노무현 프레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며, 정면돌파를 주장한 이들은 이제 잘못을 고백하고 앞줄에서 물러나 자숙해야 한다”고 친노세력의 ‘2선 후퇴’와 배제를 요구했다. 김 전 대표는 “또한 2월 전당대회에서도 각 계파들이 타협해 새 지도부를 합의추대해서는 안된다”며 “정상적인 경선을 통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며, 이들에게 쇄신의 전권을 줘야 올바른 쇄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선을 위해 참신한 인물을 외부에서 영입할 수 있다고 김 전 대표는 강조했다. 외부인사로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경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소수인 편이다.
당 쇄신위원회는 이번 주 중으로 당 체제 문제에 대한 논의를 매듭지을 예정인데,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합의추대하는 방식으로 뽑자는 쪽으로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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