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중진 정형근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일 예정으로 알려진 박민식(43) 변호사. 연합뉴스
“중요한 건 지역 주민들의 민심 아니겠습니까?”
특수부 검사 출신의 40대 젊은 변호사가 ‘정치 거물’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인공은 박민식 변호사(43·사시 35회). 그는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열릴 한나라당 경선에서 부산광역시 북·강서갑 지역구의 국회의원 공천을 신청했다. 이 지역은 ‘3선’인 정형근 의원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공안 검사 출신의 정 의원은 제15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현재 한나라당 최고위원에 올라있다. 박 변호사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한나라당도 물갈이를 해야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검사이던 2005년 국정원 도청사건을 맡아 신건,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구속한 뒤 직접 공소유지 검사로 참가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두 전직 국정원장을 처벌했던 전직 검사가 국정원에 정통한 정 의원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셈이다.
실제로 정 의원과 ‘악연’도 있다. 도청 수사 때 정 의원이 2002년 9월 “국정원 고위 간부가 나라를 사랑하는 충정에서 알려줬다”며 도청 내용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그를 조사하려고 했으나 무산된 것. 통신비밀보호법은 감청 내용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공개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지난 2006년 법조 브로커 사건을 수사할 때 사법부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고법 부장판사를 구속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정 의원이 거대한 바위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지역 주민들의 바람”이라며 “민심을 살펴 지역 발전을 이끌어낼 비전을 제시해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초등학교-중학교까지 나고 자란 고향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토박이의 장점을 살려보겠다”는 각오다.
1988년 외무고시 22회에 합격해 외교부 사무관으로 일한 경험도 있는 박 변호사는 1993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06년 9월 건강을 이유로 사표를 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