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새해기자회견을 열어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당을 제안한 뒤 당직자들과 함께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박상천 민주당 대표 ‘당대당 통합’ 제안
손학규 대표 ‘환영’ 공천 등 통합조건 ‘고비’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논의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지난해 대선 직전 무산된 데 이어 두번째로, 이번에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먼저 당대 당 통합을 정식으로 제안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도개혁주의 정책노선을 수용한다는 전제 아래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설날 이전까지 통합해 강력한 중도개혁 통합정당을 결성하자”고 제의했다. 통합신당 쪽에서도 곧바로 호의적 반응이 나왔다. 이날 광주를 방문한 손학규 대표는 “두 당의 통합은 국민들, 민주개혁세력, 특히 호남지역 국민들의 여망이라 생각하고, 그 여망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호남 출신 중진과 신계륜 사무총장이 ‘물밑 라인’을 가동해 민주당 쪽과 교감을 이뤄왔던 만큼 이번 통합 협상은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많다. 양쪽을 통합으로 밀어붙이는 힘은 절박한 위기의식이다. 지난해 대선 이후 민주당은 지지율 1% 이하의 미미한 존재로 전락했고, 통합신당도 지지율이 6~7%대를 맴돌고 있어 총선 패배의 위기감이 극도로 높아져 있다. 손학규 대표, 신계륜 사무총장 등 민주당의 거부감이 덜한 인물들로 통합신당 지도부가 꾸려진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 이해찬·유시민 의원 등 ‘친노 직계’가 떠난 통합신당에는 민주당과 합당에 반대할 뚜렷한 세력이 없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고비는 있다. 박 대표의 통합 제안에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대선 전에 비해 박 대표가 아주 겸손해졌다”고 평가했지만, 민주당이 통합의 조건으로 무엇을 제시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익명을 요청한 핵심 당직자는 “박 대표가 지난주 비공개로 요구한 조건은 우리 쪽에서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며 “조건없이 통합하고, 공천 문제는 공천심사위에서 단일 기준으로 일괄 처리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객관적 기준에 의한 공천원칙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며 말끝을 흐렸는데, 특정인 또는 특정 지역구 공천이나 비례대표 배분 등 구체적 내용에 따라 걸림돌이 생겨날 수 있다. 정균환 최고위원과 박광태 광주시장으로 대표되는 통합신당내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반발 여부도 주목된다.
두 당의 ‘합당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서울지역의 한 통합신당 의원은 “서울에서는 절박하다. 통합이 없으면 선거를 치를 수가 없다. 통합의 시너지라도 있어야만 (통합신당이) 굴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미디어코리아’의 김형석 대표는 “통합하면 호남에서는 후보들을 정리해 내보낼 수 있겠지만, 서울·수도권에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호남 출신들이 유독 많이 거주하는 5~6개 선거구를 빼고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신당내 일각에서 창조한국당과도 합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일단 우선 순위에서는 뒤로 밀린 상태다. 우상호 대변인은 “민주당은 세력이지만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대표 개인이다. 세력으로서의 창조한국당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손학규 대표 ‘환영’ 공천 등 통합조건 ‘고비’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논의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지난해 대선 직전 무산된 데 이어 두번째로, 이번에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먼저 당대 당 통합을 정식으로 제안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도개혁주의 정책노선을 수용한다는 전제 아래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설날 이전까지 통합해 강력한 중도개혁 통합정당을 결성하자”고 제의했다. 통합신당 쪽에서도 곧바로 호의적 반응이 나왔다. 이날 광주를 방문한 손학규 대표는 “두 당의 통합은 국민들, 민주개혁세력, 특히 호남지역 국민들의 여망이라 생각하고, 그 여망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호남 출신 중진과 신계륜 사무총장이 ‘물밑 라인’을 가동해 민주당 쪽과 교감을 이뤄왔던 만큼 이번 통합 협상은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많다. 양쪽을 통합으로 밀어붙이는 힘은 절박한 위기의식이다. 지난해 대선 이후 민주당은 지지율 1% 이하의 미미한 존재로 전락했고, 통합신당도 지지율이 6~7%대를 맴돌고 있어 총선 패배의 위기감이 극도로 높아져 있다. 손학규 대표, 신계륜 사무총장 등 민주당의 거부감이 덜한 인물들로 통합신당 지도부가 꾸려진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 이해찬·유시민 의원 등 ‘친노 직계’가 떠난 통합신당에는 민주당과 합당에 반대할 뚜렷한 세력이 없다. 하지만 넘어야 할 고비는 있다. 박 대표의 통합 제안에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대선 전에 비해 박 대표가 아주 겸손해졌다”고 평가했지만, 민주당이 통합의 조건으로 무엇을 제시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익명을 요청한 핵심 당직자는 “박 대표가 지난주 비공개로 요구한 조건은 우리 쪽에서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며 “조건없이 통합하고, 공천 문제는 공천심사위에서 단일 기준으로 일괄 처리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객관적 기준에 의한 공천원칙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며 말끝을 흐렸는데, 특정인 또는 특정 지역구 공천이나 비례대표 배분 등 구체적 내용에 따라 걸림돌이 생겨날 수 있다. 정균환 최고위원과 박광태 광주시장으로 대표되는 통합신당내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반발 여부도 주목된다.
두 당의 ‘합당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서울지역의 한 통합신당 의원은 “서울에서는 절박하다. 통합이 없으면 선거를 치를 수가 없다. 통합의 시너지라도 있어야만 (통합신당이) 굴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미디어코리아’의 김형석 대표는 “통합하면 호남에서는 후보들을 정리해 내보낼 수 있겠지만, 서울·수도권에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호남 출신들이 유독 많이 거주하는 5~6개 선거구를 빼고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신당내 일각에서 창조한국당과도 합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일단 우선 순위에서는 뒤로 밀린 상태다. 우상호 대변인은 “민주당은 세력이지만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대표 개인이다. 세력으로서의 창조한국당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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