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한나라당만 계파공천이라 부르지?

공천탈락 항의시위=4.9총선 한나라당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출마신청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a공심위는 붕어빵%!^a, %!^a당대표는 핫바지%!^a 등 메모와 %!^a바지%!^a를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심위 친이-친박 양분에 내부인사 입김 큰게 이유

“언론이 통합민주당에 대해서는 ‘공천혁명’이라고 표현하고,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또 내홍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당직자회의에서 총선 공천을 둘러싼 언론보도에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후보들을 공천에서 배제해 주요 정치인들을 내친 것을 대다수 언론이 ‘공천혁명’이라며 치켜세운 데 반해, 한나라당은 전날 5명의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는데도 계파 갈등만 부각됐다는 것이다.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이미 한 것을 이제 뒤따라오는 것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처벌받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예 공천 신청조차 받지 않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는데 왜 ‘공천혁명’이라고 부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은 양쪽 당에서 공천을 주도하고 있는 세력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민주당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과 외부 위원들이 공천의 칼을 휘두르는 반면,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는 당내 위원들은 물론 외부 위원들도 대부분 당내 계파와 연결돼 있다. 강재섭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도 여러 차례 공심위의 ‘계파 공천’을 비판한 바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의 사정을 잘 아는 한 의원은 “공심위에서 표결을 하면 찬반 비율이 공심위의 친이명박, 친박근혜 인사 비율과 거의 항상 일치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또 “몇몇 외부 위원들은 특정 계파에 줄을 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상대 계파의 후보를 더 적극적으로 배제하려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한나라당이 아무리 많은 현역 의원을 물갈이해도 번번이 계파간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유신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