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위 사진)과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18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소집된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에서 동료의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두 당 의원들의 분위기가 대조적이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시민단체 “손학규, 야당몫 독단 선출” 반발
국회 방송통신특위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 추천 몫 방송통신 상임위원으로 이경자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이병기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수, 송도균 <에스비에스> 전 사장 등 세 명을 추천했다. 송 전 사장은 한나라당 몫이며 나머지 두 명은 통합민주당이 선정했다.
하지만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등 언론·시민단체들은 야당 몫 상임위원 선정 이전에 “시민단체 추천위원이 갑자기 교체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독단에 의해 두 인사가 선출됐다면서 내정 철회와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김학천 추천위원장(건국대 명예교수) 주재로 회의를 열고 민주당 몫 2명의 상임위원으로 두 교수를 선정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는 애초 민주당 5명, 시민단체 및 학계 4명 등 9명의 추천위원을 선정했다. 그러나 상임위원 선정 전날인 17일, 시민단체 및 학계 추천위원인 권미혁 여성민우회 공동대표와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센터 소장, 현대원 서강대 교수가 각각 강병국 변호사(전 경향신문 기자)와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 강명구 서울대 교수로 교체됐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손학규 대표는 야당 몫 방통위원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대로 인선한다고 공언하고서 시민사회단체 추천인사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위원을 교체했다”며 “손 대표는 한나라당의 프락치임을 스스로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비난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애초 추천위원장도 손학규 대표가 김학천 교수를 강력히 추천해 선임됐다”며 “두 인사에 대한 내정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손 대표 퇴진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보고서 채택 자체가 무산됐다. 민주당 쪽 위원들은 ‘부적격’ 입장을 밝히며 한나라당 쪽에 최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하라고 요구했으나, 한나라당 위원들은 ‘적격’ 의견으로 경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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