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52) 전 <문화방송> 사장
언론계 “방송 공정성에 찬물” 비판
최문순(52) 전 <문화방송> 사장이 통합민주당 비례대표의 당선 안정권 후보로 확정된 것을 놓고 언론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소한의 유예기간도 없이 언론계에서 정치권으로 직행함으로써 방송의 공정성 확보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통합민주당은 24일 최 전 사장을 비례대표 10번으로 확정 발표했다. 지난 대선의 민주당 득표율 기준으로 보면 15번까지가 당선 안정권이니 최 전 사장의 여의도행은 사실상 보장받은 셈이다.
최 전 사장은 지난 19일 비례대표를 신청하면서 “언론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막을 시급하게 만들기 위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하지만 문화방송 노조와 언론학자들은 최 전 사장이 지난달 29일 문화방송 대표이사 사장을 물러난 뒤 불과 20여일 만에 정치권에 진입한 점을 거론하며 “적절치 못한 행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문화방송 노조는 지난 19일 낸 성명에서 “퇴임사의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상황”이라며 “서글픔을 넘어 분노까지 느낀다”고 했다. 김창룡 인제대 교수(언론정치학)는 “문화방송의 공정성 확보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행동”이라며 “문화방송 후배들에게 큰 상처와 부담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으로 언론개혁과 방송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점 때문에 진보진영의 실망감은 더 커 보인다. 박성제 문화방송 노조위원장은 “공영방송 사장을 지낸 분으로서 우리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노력에 피해를 줬다”며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라도 제도권에서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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