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세지역 9곳, 선거운동 닷새만에 4곳으로 줄어
‘한나라 위기’ 숨은 지지자 결집 박빙 승부처 늘어
‘한나라 위기’ 숨은 지지자 결집 박빙 승부처 늘어
4·9 총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표심에도 적잖은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도권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누려온 ‘현역 프리미엄’ 효과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이 ‘물갈이’를 명분으로 정치신인들을 대거 공천한 선거 초반에는 수도권에서 현역의원인 민주당 후보들이 낮은 정당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는 분위기였다. 실제 여론조사 기관들은 지난 20일께 서울 48개 지역 가운데 민주당 현역의원들이 공천된 광진을(추미애), 중랑을(김덕규), 강북갑(오영식), 강북을(최규식), 도봉갑(김근태), 은평갑(이미경), 마포갑(노웅래), 금천(이목희), 성동을(임종석) 등 9곳에서 민주당의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공식선거 운동 시작 닷새만인 31일 현재,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는 곳은 광진을, 도봉갑, 마포갑, 은평갑 등 4곳으로 줄었다. 애초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됐던 금천의 경우 이목희(민주당) 의원과 정치신인 안형환(한나라당) 후보가 업치락뒤치락하고 있다. 29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26.4%로 26.1%인 안 후보를 오차범위에서 앞섰다. 하지만 같은날 <한겨레>조사에선 거꾸로 이 후보(23.1%)가 안 후보(26.9%)에게 오차범위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동을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벌여졌다. 3선에 도전하는 임종석(민주당) 후보는 초반 정치신인인 김동성(한나라당)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격차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문화방송> 조사에서 임 후보는 44.7%, 김 후보는 32.6%였다. 그러나 이틀 뒤인 22일 조사에서는 40.1%: 38.9%로 그 격차가 오차범위로 좁혀졌다. 임 후보 쪽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공천파동과 과반확보 불안심리 조장에 위기의식을 느낀 한나라당의 숨은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결구도가 본격화되면서 인지도에서 밀리는 ‘신인 핸디캡’을 겪던 한나라당 후보들이 높은 정당지지율을 흡수하면서 나타나는 추격현상으로 풀이된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연구실장은 “선거 초반 현역 중심의 민주당 후보들이 물갈이 공천으로 투입된 한나라당 신진 후보에 견줘 인물 및 인지도에 앞서면서 선전했지만,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에 부닥쳐 더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면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정당대결구도가 되살아 나면서 지지율에서 2~3배 앞선 한나라당 신인들이 추격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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