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견제론’ 차단하고 기득권 이미지 벗기
‘수성에서 공세로’
한나라당이 선거전 막판에 ‘안정’에서 ‘변화’를 강조하는 쪽으로 선거전략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부동층이 ‘견제론’으로 쏠리는 걸 차단하고, 판세를 유리한 쪽으로 굳히기 위해서다.
4일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안정을 강조하다보니 되레 기득권을 챙기려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진짜 우리의 뜻은 지난 10년 동안 ‘좌파 정권’이 잘못 운영해온 제도와 관행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과반을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그동안 야당의 ‘견제론’에 맞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과반 의석을 달라고 호소해왔다. 하지만 지난 1일 메시지 전달 방식의 오류를 인정하고 새롭게 ‘변화’에 방점을 찍기 시작했다.
강재섭 대표가 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은 안정이 아니라 변화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당의 이런 방향 전환 맥락에서 나온 ‘기획된’ 발언이다. 조윤선 대변인도 3일 “이제는 변화할 때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이명박 대통령을 뽑아주셨던 국민들께서 다시 한 번 변화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힘을 실어줄 기회”라고 밝혔다. 선거 전략의 변화는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우리가 하자는 것은 변화와 개혁을 통해 선진 일류국가를 만들자는 것이지 여당 안정론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부쩍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변화와 개혁를 강조하는 건 선거 막판 30~40%대에 이르는 부동층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제시된 측면이 크다. 정진섭 대표 비서실장은 “주말부터 움직일 부동표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표를 던져줄 이유를 줘야 한다”며 “방어의 개념보다 정권교체의 완성과 세상을 바꾸는 변화의 주도 등 능동적인 개념을 쓰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야당의 견제론을 ‘개혁 발목잡기’로, 야당을 ‘국정 파탄 세력’으로 몰아온 기존의 전략은 그대로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류이근 성연철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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