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해단식뒤 당사 안나와…변호사 업무로 무게 옮겨
강금실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이 소리없이 퇴장하고 있다.
그는 총선 다음 날 중앙선대위 해단식 이후 당사에 나오지 않고 있다. 최고위원회의 때에도 그의 자리는 늘 비어 있다. 정치권 인사들과도 거의 연락을 끊었다. 언론사에서 걸려 오는 전화도 거의 받지 않는다. 4·9 총선에서 전국 지원유세를 돌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하던 열정적인 모습과는 판이한 태도다.
강 최고위원은 총선 직후 동해안 일대로 여행을 다녀온 뒤 지난 17일 딱 한 차례, 당사를 조용히 다녀갔다고 한다. 그는 손학규 대표를 따로 만나 ‘7월 전당대회 때까지 당분간 정치를 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대신 그는 변호사 업무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최근 그를 만난 ‘후배 변호사’들에 따르면, 강 최고위원은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의 기업 소송관련 업무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로 만나는 대상도 변호사들로 바뀌었다. 그는 손 대표와 면담한 자리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당대회를 언급한 것으로 미뤄 최고위원직이 자연스럽게 ‘소멸’되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한 후배 변호사는 “이제까지 자신의 정치활동이 주로 ‘구원투수’ 역할에 머문 데 대해 ’당이 어렵다고 해서 도대체 몇 번이나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더라”며 “정계 은퇴는 아니지만, 당분간은 정치를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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