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옛 민주계 겉다르고 속다르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광주·전남 대의원대회 일정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옛 민주당 세력에게 “마음속에서는 분노가 들끓는다”라고 말한 뒤 굳은 표정으로 박상천 공동대표와 앉아 있다. 강창광 기자 [e-mail]

“지분 욕심으로 대의원 대회 무산…창피하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23일 광주·전남 대의원대회 일정을 무산시키고 서울 성동갑 지역위원장 자리를 끝까지 차지하려는 옛 민주당 세력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말로만 화학적 결합을 얘기할 뿐이지, 겉 다르고 속 다르게 내 지분만 챙기고 있다”며 옛 민주당 세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특히 광주·전남 대회가 무산된 일을 놓고는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겠다. 과연 당을 생각하기는 하는 건가. 얼굴이 찡그려지는 정도가 아니라 마음속에서는 분노가 들끓는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이어 회의에 참석한 고재득 최고위원의 이름까지 거명하며 “성동갑 문제만 하더라도 얼굴을 들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창당의 모습을 보이겠느냐”며 대놓고 비판했다.

그러나 손 대표의 공개적인 문제 제기에도 최고위원회는 서울 성동갑 지역위원장 선정을 오는 25일 표결로 결정하기로 했다. 지역위원장 자리를 넘봤던 고 최고위원이 양보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최재천 전 의원이 지역위원장을 유지하는 선에서 정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옛 민주당 쪽의 강한 반발에 표결까지 가는 볼썽사나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지역위원장 자리 하나를 놓고 최고위원회에서 표결까지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전 의원은 표결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오로지 고재득 최고위원의 성동갑 지역위원장 선임을 위한, 사당이 돼 버렸다”며 “국민안복은 안중에도 없는 막가파식 계파정치에 맞서 끝까지 성동갑 지역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김태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