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김진표도 입지굳혀
6일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결과는 ‘386’ 출신 40대의 전면 포진으로 요약된다. 당내 386 그룹의 형님 격인 송영길 의원이 1위로 당선됐고, 김민석·안희정씨가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처음으로 선출직 당직에 도전해 1위로 당선됨으로써, 차세대를 이끌 ‘386 대표주자’로서 자신의 정치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386 그룹 가운데 유일한 3선으로, 이번 전당대회에서 정세균 대표 쪽과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지원을 받았다.
송 최고위원이 정치인으로서 상대적으로 순탄한 길을 걸어 왔다면, 원외인 김·안 최고위원은 호된 시련 끝에 정치적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를 지지하면서 ‘철새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썼고,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정치권에서 잊혀졌다. 그는 지난해 말 옛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면서 정치 재기를 시도했으나, 지난 총선 때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혁명’으로 공천에서 탈락하는 등 정치 생명에 위협을 받았다. 김 최고위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2의 정치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된 데는, 대의원 30%를 차지한 민주계의 조직적 지원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진흙탕을 넘으며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 천천히 오래 가는 길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렸던 안희정 최고위원은 ‘친노’ 세력에 대한 견제를 딛고 4위로 당선돼 여의도 정치 무대에 다시 올라섰다. 대선자금 사건으로 감옥에 간 지 5년 만이다. 그는 지난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불출마를 선언하고 암중모색해 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계승’과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를 강조하면서 영남 표심을 흔든 것이 유효했고, 당내 386 출신 대의원들의 ‘부채 의식’도 상당히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1학번인 송 최고위원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82학번인 김 최고위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83학번인 안 최고위원은 고려대 운동권 출신인 점도 이채롭다.
3위를 차지한 박주선 최고위원은 유일한 호남 주자로서, 5위로 당선된 김진표 최고위원은 당내 관료 출신들의 대표 선수 격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번 최고위원 당선자들이 서울(김민석), 인천(송영길), 경기(김진표), 광주(박주선), 충남(안희정) 등 지역적으로 골고루 배치된 점도 눈에 띈다. 정세균 대표는 당선 뒤 기자회견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은 “여성과 영남 출신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편, 김근태계의 ‘민평련’과 정동영계가 지원했던 문학진 후보, 천정배 의원의 ‘민생모’가 지원한 문병호 후보 등 당내 개혁파 후보들이 모두 낙선해, 당내 입지가 크게 약화된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공천탈락 뒤 명예회복에 나섰던 정균환·이상수 후보는 또다시 쓴잔을 마셨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