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 지도부 경선레이스 ‘양강구도’
외연 확대를 통한 진보대연합이냐, 당의 정체성 강화냐.
오는 14~17일 당원 총투표로 7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민주노동당 지도부 경선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당 대표인 1위를 다툴 것으로 보이는 강기갑 의원과 이수호 혁신·재창당위원장이 당의 혁신 방향에 대한 의견 차이를 나타내면서 경선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당의 혁신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 후보가 “당의 협소한 틀을 극복하기 위해 시민사회, 진보정치세력 등과 연대해 외연을 획기적으로 넓혀야 한다”며 진보대연합을 적극 강조하는 반면, 강 후보는 “당의 노동자·농민 중심성을 높이기 위해 대중조직과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 후보가 당의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당의 결속을 꾀하려 한다면, 이 후보는 당내 패권주의 청산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도 차이다.
민주노동당의 진로와 관련한 이런 시각차는 2010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당의 로드맵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몇몇 다른 후보들은 진보대연합에 대해 ‘우향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두 후보는 당과 원내의 관계에 대해서도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역할 분담’(이 후보), ‘원내외의 유기적 통일’(강 후보) 등 강조점이 다르다. 이 후보 쪽은 “한 사람한테 부담을 주기보다 당 대표는 투쟁과 외연 확대에, 원내대표는 의정활동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강 후보 쪽은 “겸직 여부보다는 당의 대국민 정치활동을 어떻게 확대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인물론’에서 차별화를 꾀하며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강 후보는 ‘국민촛불의 중심에서 민주노동당 새 도약의 기수로’를 선거 구호로 내세웠다. 18대 총선과 촛불 정국에서 당을 살려낸 장본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치력과 통합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강 후보 쪽 정웅두 보좌관은 “강 후보가 최근 ‘밥 정치’를 강조하면서 사람들을 두루 만나 소통의 공간을 넓히고 있다. 당 대표가 되면 다양한 견해를 빠르게 정리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피와 땀, 눈물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교조 위원장 출신으로서 지도력을 갖췄고, 당 혁신안을 주도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약점으로는 대중성과 당 기여도가 부족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이 후보 쪽 지금종 대변인은 “개인의 인기는 당이 공유하면 되는 것이다. 당의 장기적 진로를 제시하고 다양한 구성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점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판세에 대해 두 후보 쪽은 모두 “낙관적이지 않다”는 신중한 태도다. 당내 주요 정파들도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내지 않은 채 선거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경선은 1인1표제 방식인데 9명이 출마해, 두 후보간 결선투표가 실시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선거 판세에 대해 두 후보 쪽은 모두 “낙관적이지 않다”는 신중한 태도다. 당내 주요 정파들도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내지 않은 채 선거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경선은 1인1표제 방식인데 9명이 출마해, 두 후보간 결선투표가 실시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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