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새 대표로 뽑힌 강기갑 의원(오른쪽)이 25일 저녁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선출대회에서 천영세 전 대표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는 의미로 꽃다발을 주고 있다. 왼쪽은 당대표에 함께 출마해 낙선한 이수호 위원.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결선투표서 68.3% 획득
강기갑 의원이 민주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강 의원은 25일까지 6일 동안 실시된 당 대표 결선투표에서 68.3%를 얻어, 31.7%에 그친 이수호 후보를 누르고 임기 2년의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이로써 민주노동당은 지난 대선 참패 이후 7개월여의 비대위 체제에서 벗어나, 당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당 대표 선출대회에서 “소수 1%만을 위한 이명박 정권 아래서 눈물을 흘리는 민중들의 손을 누가 잡아 주겠나. 아무리 어려워도 민주노동당이 해야 하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길거리 정치에서 골목으로, 광장에서 사랑방으로 파고드는 지역정치 활동을 강화하며, 진보적인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당내 인사들을 적극 발굴해 2010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이 ‘강기갑 대표’ 체제를 선택한 것은, 국민들에게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바람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강 의원은 총선 스타, 쇠고기 스타라는 상징성을 갖고 사실상 당을 대표해 왔다. 당원들은 강기갑 의원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국민들 사이에 확실히 인식되고,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력을 갖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 혁신·재창당 안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일과, 분당 이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진보대연합 등은 강 의원이 풀어나가야 할 주요 과제다. 당원들의 참여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이냐도 숙제로 남았다. 이번 결선 투표율은 투표일을 하루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50.2%로, 간신히 개표 요건을 갖췄다.
강 의원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겸임하게 되면서, 당내에서는 ‘권력 집중’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역구 활동까지 ‘1인 3역’을 해야 해 업무가 과중한데다, 책임 문제도 부담이 크다. 원내와 원외의 역할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명확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55)은 경남 사천 출신으로, 농민운동을 해 오다 17대 총선 때 농민 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 18대 총선에서 ‘사천 대이변’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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