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기업프렌들리’ 한계 자인?
한나라당이 20일 일부 기업들의 행태를 원색적으로 성토하는 내용을 담아, 이례적인 공식 논평을 냈다. 이명박 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미온적이라며 “기업투자가 제로 수준”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은 것이다.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민간소비도 말랐고, 정부지출도 말랐는데 기업은 돈이 넘쳐난다”며 “그런데도 투자를 안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기업도 이제 환경 탓 그만 했으면 좋겠다”며 “한국제품이라면 무조건 충성하는 국민 생각 좀 해주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그는 특히 “이번에 경제 살리라는 이유로 욕 들어가면서 특별사면도 해줬다. 그런데 투자는 뒷전이고 다른 기업 먹기나 자식들에게 물려주기에만 급급한 기업인들이 꽤 있다”며 일부 기업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차 대변인의 논평은 이 대통령이 대기업 편향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펼치고, 비리 기업인에 대한 8·15사면까지 단행했는데도 기업들이 현찰을 쌓아두고도 ‘경제살리기’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여권의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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