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2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미국보다 먼저 서둘러 처리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는 박 위원장이 속한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아침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나와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진행 중이고, 민주·공화 양당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나면 이런 정치적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FTA를 비준할 수 있는 기회의 창문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이런 언급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최소한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11월4일 이후 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으로, 민주당의 ‘선 대책, 후 처리’ 당론과 비슷하다. 민주당은 농업 등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 부문에 대한 대책을 먼저 마련하고, 미국 대선의 결과를 지켜본 뒤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한미 FTA 문제는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한나라당의 정기국회 6대 중점 입법과제중 첫번째로 꼽았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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