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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밥 안 먹고 국감 더 하자는데…

등록 2008-10-13 21:24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 국감 편파진행 논란

“밥 안 먹고 국정감사 더 하자는데….”

13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의 한국방송공사(KBS)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한나라당 소속 고흥길 문방위원장에게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저녁 7시20분께 <한국방송> 등에 대한 국감을 끝내려는 고 위원장에게 “추가 질의가 있다”고 제지하고 나섰다.

전병헌 의원(민주당)은 “오늘 케이비에스 국감에서 중대한 문제가 많이 나왔다”며 △제2의 와이티엔 사태가 우려되는 한국방송 사원들에 대한 징계 △비판 프로그램 존폐 여부에 대한 이병순 사장의 불분명한 답변 △케이비에스에 대한 경찰력 투입 요청 규명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같은당 이종걸 의원도 “증인들이 위증을 했다”며 추가 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고 위원장은 “문화방송에 대한 업무보고가 지연되고 있다”며 감사를 서둘러 종결하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으로 다가가 만류했지만, 고 위원장은 손으로 바닥을 내리치며 서둘러 감사 종결을 선언한 뒤 퇴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어이없어 했다. 전병헌 의원은 “저녁 밥 먹지 않고 한 시간만 (국정감사를) 더 하자는 데 뭐가 문제냐”고 항변했다. 서갑원 의원도 “이런 폭력적인 분위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종걸 의원은 “나는 망치(의사봉)으로 맞을 뻔 했다. 위원장 자기 맘대로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민주당 의원들은 앞서도 고 위원장의 ‘편파 진행’을 따졌었다. 오후에 속개된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질문에 ‘버티기’로 일관하는 이병순 사장에게 “내일모레 예정된 이사회에서 보고할 내용인데 아직도 사장이 모르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이 사장은 “확정된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증인의 증언 태도를 문제삼자, 고 위원장은 “이 사장이 확정된 게 없다니, 우리가 뭐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되레 이 사장을 옹호했다. 이종걸 의원은 “증인이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데 증인에게 주의를 줘야지, 의원을 나무라느냐”며 어이없어 했다.


고 위원장은 또 이 사장을 추궁하던 최문순 의원(민주당)에게 “앞으로 케이비에스에 대한 예산심의가 있으니 그 때 부당성을 지적하라”며 질문을 끝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고 위원장은 한선교 의원(한나라당) 발언에 대해선 “한선교 의원이 지적했다시피…”라며 한나라당 의원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날 국정감사는 오전 10시에 열려 한국방송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을 상대로 진행됐고, 오후 5시부터 문화방송에 대한 비공개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한국방송에 대한 국감 도중 이철성 서울 영등포경찰서장이 “경찰 투입은 내 판단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고, 이병순 사장은 불성실한 답변 태도와 위증 시비로 야당 의원들로부터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불만을 샀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9월17일 단행된 이른바 ‘심야 보복인사’에 대해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와이티엔(YTN)처럼 대량 징계사태가 우려된다”며 보충 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고 위원장은 무엇에 쫓기는 사람처럼 회의를 서둘러 끝내려고만 했다.

결국 이날 국감은 여야 5명이 3분씩 추가질의하는 것으로 합의해 속개됐다. 최문순 의원은 회의가 속개되자 고 위원장에게 “제가 케이비에스 관련 발언을 할 때마다 위원장님이 제지했다”면서 “저에게도 우황청심환을 달라, 손과 가슴이 떨려 질의를 못하겠다”며 뼈있는 말을 남겼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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