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대검 국정감사
주성영의원-임채진총장 각세워…DJ 비자금 의혹 공방도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 국정감사에선 임채진 검찰총장의 ‘삼성 떡값’ 문제와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임채진 검찰총장의 ‘삼성 떡값’ 의혹을 제기하자, 임 총장이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여당 의원과 피감기관장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
주 의원은 이날 “김용철 변호사가 임 총장이 삼성의 관리를 받았다고 주장한 시점에 임 총장 명의로 에스원 주식 450주를 취득했다”며 떡값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이에 임 총장은 “무엇을 묻고 싶은 거냐”며 말을 끊었고, 주 의원이 인사청문회 내용을 거론하자 “그때 이상이 없다고 통과됐다. 삼성 특검에서도 로비 문제는 다 정리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주 의원의 질문이 계속되자 임 총장은 “검찰총장을 바라보고 일하는 모든 검사들을 모욕하는 것이다.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의원도 지지 않고 “에스원 주식을 거래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고, 임 총장은 “기자들에게 검찰총장이 뇌물을 받았다고 말하고 고발해라. 그럼 나도 명예훼손과 무고로 (주 의원을) 고발하겠다”고 맞섰다.
주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100억대 비자금 의혹’도 제기했다. 주 의원은 국감장에서 100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사본과 중소기업은행 영업부 담당자의 도장이 찍힌 ‘발행사실확인서’를 공개했다. 주 의원이 공개한 증서는 2006년2월8일 발행돼 같은 해 5월12일 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발행처는 서울 신당동 소재 ‘000’으로 돼있다. 주 의원은 “이 시디를 건네준 이는 전 검찰 관계자”라며 “당시 ‘노무현 검찰에서 어떻게 수사하냐’며 이 시디를 건네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만일 검찰에 시디가 있다면 바로 수사하라”며 “검찰이 그런 자료를 확보했으면 수사를 해야지 주성영 의원에게 전달하는 게 옳은 일인가. 이는 피의사실 공표이며 검찰의 직무유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임 총장은 “보고받은 바 없다”며 “주 의원이 말한 시디가 어떤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최혜정 김남일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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