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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나라 ‘김형오 복병’에 곤혹

등록 2008-12-19 19:14수정 2008-12-19 22:01

“여야 협의” 요구에 입법전쟁 차질 가능성
민주 “직권상정 거부 약속하라” 농성 계속
연일 ‘입법 전쟁’을 밀어붙이던 한나라당이 뜻밖의 ‘변수’를 만났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19일 한나라당의 ‘속도전’에 일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김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일방 상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결을 비난하면서도 “국정을 이끌어가는 여당”에 일차적인 책임을 돌렸다. 김 의장 쪽은 또 여야간 쟁점 법안들을 밀어붙이려는 여당의 태도에도 마땅하지 않다는 태도를 비쳤다.

김창호 국회의장실 공보수석비서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당이 요구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금산분리법안 등은 직권상정하거나 심사 기일을 지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맞다. 심사 기일을 지정해 연말까지 처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이번 임시국회 회기 안에 처리하는 것은 무리이며, 설사 여당의 강행처리 요구가 있더라도 선뜻 협조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성명에 담은 것이다.

지난 12~13일 새해 예산안과 그 부수 법안을 강행처리했던 김 의장의 ‘변신’은 여러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의 요구대로 계속해서 강행처리의 ‘총대’를 멜 경우 자신에게 돌아올 정치적 타격이나 부담을 염려했음직하다.

이에 여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권 원내 공보부대표는 “야당이 ‘오케이’ 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은 의장으로서의 책임을 방치하는 것”이라며 유감스러워했다. 청와대도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김 의장이 나서지 않으면 여당의 입법 전쟁에는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로 넘어가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려면 김 의장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민주당이 법안 처리의 ‘노루목’에 해당하는 법사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지난 11~12일 김 의장이 한 것처럼 심사 기일을 지정해 사실상 반강제로 본회의 상정 절차를 밟지 않는 한 쟁점 법안 처리는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 의장이 자신의 뜻을 언제까지, 어디까지 관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손을 놓고 바라만 볼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입바른 말’을 쏟아내던 이한구 예결특위 위원장이 예산안 강행처리의 선봉에 선 것이나, ‘여야 합의 처리’를 계속 강조하던 박진 외통위원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의 상정을 강행한 데는 ‘보이지 않는 (청와대의) 손’이 작용했을 것으로 민주당은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장 성명이 나온 뒤에도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과 ‘엠비 악법’의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며 의장실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 의장의 ‘표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강희철 신승근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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