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뒤 YS가 고위인사에 부탁
MB계 의원도 “총재직 제안받아”
MB계 의원도 “총재직 제안받아”
여권 안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탁으로 박종웅 전 한나라당 의원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임명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핵심인사는 24일 “김 전 대통령이 대선이 끝난 뒤, 부탁한 사람이 아들인 김현철씨와 핵심측근인 박 전 의원 두 명이었다”며 “이에 따라 여권은 박 전 의원의 ‘자리’로 야구위원회 총재직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와 한나라당 고위인사들에게 이런 의사를 밝혔고,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이런 뜻이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씨는 지난 10월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에 임명됐다.
또 야구위원회 내부 인사가 지난 11월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한 여권 핵심 의원에게 야구위원회 총재직을 맡아달라고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전념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지난 16일 프로야구 사장단 간담회에서 신임 야구위원회 총재로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추대하기 전이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 쪽은 박종웅 전 의원이 총재직으로 온다는 정치권의 기류를 파악하고, 이를 반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때였다.
야구위원회 쪽은 박 전 의원이 현직 의원이 아닌데다, 선거법 위반 혐의 등 이미지가 좋지 않아 야구위원회 총재의 위상에 맞지 않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여권 일각에서는 야구인들의 반대가 워낙 심해 ‘냉각기’를 가진 뒤, 야구위원회 쪽과 협의해 박 전 의원을 야구위원회 총재가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고, 야구위원회 총재에는 다른 인물을 천거하는 방안도 고려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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