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막가파식 도발 맞서 싸우겠다”
한나라당은 26일 “충돌이 불가피하다”며 방송사 총파업에 아랑곳하지 않고 방송법 등 일곱 가지 언론관련법을 올해 안에 강행 처리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야당은 언론사 총파업 지지 성명과 함께 결사항전 의지를 천명하고 나서, 연말 정치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문·방송 겸영 허용이나 대기업의 방송 진출 관련 법 등은 연내 처리를 미루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어떤 내용으로 법을 바꾸더라도 언론노조는 받아들이기 힘들고, 반대하기 마련”이라며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언론관련법 강행처리 움직임에 맞서 9년만에 총파업에 나선 방송사 노조, 언론단체와 충돌하더라도 올해 안에 법안 처리를 끝내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그는 이날 오후 한나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도 “민주당이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처럼 본회의장에서 끌려나가는 걸 보여줘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려는 자해정치를 하고 있다”며 “그 땐 자신들이 방송을 장악해 마음대로 하던 때로 방송국이 18시간씩 그것(탄핵장면)을 방송해 큰 덕을 봤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법안 통과를 자신했다. 그동안 탄핵 편파방송, 촛불시위 미화를 주도한 방송계 좌파세력 척결을 명분 삼아 한국방송, 와이티엔 사장을 교체하는 등 나름대로 방송을 장악한 만큼 여론전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한나라당 문화체육관광위원들도 이날 별도의 회의를 열고, 올해 안에 언론관련법을 처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의 강경론에 야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방송법 처리를 막기 위해 일주일째 국회 문방위원장실을 점거중인 민주당 문방위원들은 성명을 내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오로지 정권유지와 장기집권을 위해 언론장악 수단을 확보할 목적으로 막가파식 대국민 도발 행태를 고집하고 있다”며 “폭거에 맞서 사즉생의 각오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시민·사회단체 원로초청 간담회에서 “방송법의 경우 언론노조가 야당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국민이 반대하고 있는 악법에 맞서 투쟁하는 언론노조에 우리 당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우위영 민주노동당 부대변인도 “정부여당이 방송법 등을 국민적 토론 한번 없이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신승근 송호진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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