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정세균 대표 ‘쟁점법안’ 회동
합의 도출은 못해…민주, 장기전 대비
합의 도출은 못해…민주, 장기전 대비
한나라당 박희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31일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극단적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원내대표 회담을 다시 열어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질서유지권 행사와 직권상정 등 극단적인 충돌 상황은 당분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대표회담을 마친 뒤 “국민에게 죄를 짓는 심정으로 파국은 막기로 하고, 새해에도 계속 대화를 하기로 했다”며 “구체적 내용은 각당 원내대표들이 모여서 회담을 하고,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좋은 대화였고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며 “원내대표단, 정책위의장단 대화도 있었지만 전혀 해결의 실마리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좋은 성과를 내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희 일꾼들이 다시 만나 대화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회의장 주변의 여야 대치는 계속됐다. 한나라당은 이른바 ‘엠비 법안’ 85개의 심사기간을 지정하고 직권상정 절차를 이날 중 마무리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한을 김 의장에게 전달했고, 민주당·민주노동당 의원 80여명과 당직자들은 본회의장과 의장실 농성을 이어가며 장기전에 대비했다.
이에 앞서,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오후 2시에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제안을 수용해 의장 집무실에서 의장단 및 정당 대표회담 개최를 제안한다”며 “국회의장, 이윤성·문희상 국회부의장,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권선택 원내대표가 참석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민주당은 오늘 낮 12시까지 의장 집무실을 원상복구하라”며 의장실 농성해제도 요구했다.
그러나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의장실 농성 해제는 대표회담과 무관한 내용”이라며 “협상 실패의 책임이 있는 교섭단체 원내대표를 제외한 국회의장 및 부의장, 각당 대표 회담”을 다시 제안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의장실 농성을 해제할 경우 회담 참여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고,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지금 시점에서 적절한 방식이 아니다”라며 회담 자체를 거부했다. 이에 김 의장 쪽은 회담 무산을 선언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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