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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남훈아 남훈아, 네가 어디로 가느냐”

등록 2009-01-22 19:57수정 2009-01-23 00:06

용산참사로 순직한 고 김남훈 경사의 영결식이 치러진 22일 오전 서울 가락동 경찰병원 영결식장에서 김석기 경찰청장 헌화를 마치고 돌아서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용산참사로 순직한 고 김남훈 경사의 영결식이 치러진 22일 오전 서울 가락동 경찰병원 영결식장에서 김석기 경찰청장 헌화를 마치고 돌아서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고 김남훈 경사 영결식
어머니 최정숙씨 결국 실신
여덟살 딸은 사고 아직 몰라
“남훈아, 남훈아, 엄마 여기 있어. 남훈아, 네가 어디로 가느냐 ….”

용산 철거민 진압작전 도중 순직한 고 김남훈(31) 경사의 어머니 최정숙(51)씨는 아들의 싸늘한 주검이 담긴 관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운구차로 옮겨지는 관을 놓지 못한 최씨는 “남훈아, 남훈아”를 되뇌며 몸부림치다 결국 떠나는 아들 앞에서 실신했다.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 김남훈 경사의 영결식은 통곡하는 가족과 이를 지켜보는 동료들의 안타까움으로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건장한 경찰특공대 동료들도 김 경사의 영정 앞에서 거수경례를 한 채 조용히 흐느꼈다.

영결식에서 특공대 동료를 대표해 조사를 낭독한 최윤식 경위는 “화마 속에서 두려움과 아픔을 함께하지 못한 우리를 용서하라”며 울먹였다. 이날 김 경사의 영정 옆에는 “수많은 경찰관의 생명이 희생되고 있지만, 멀리만 보이는 건전한 시위문화가 원망스럽기만 하다”며 “고인은 누구를 위해 희생했으며 또 우리들은 누구를 위해 몸을 던져야 하느냐”는 내용으로 한 경찰관이 쓴 편지가 놓이기도 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참담한 표정을 내비치지 않으려는 듯 영결식 내내 경찰 정모를 푹 눌러쓴 채 자리를 지켰다. 김 청장은 대표조사에서 “2003년 청운의 꿈을 안고 경찰에 투신해 가장 험난한 곳에서 줄곧 조직의 명예를 지켜왔다”며 고인을 위로했다. 그러나 “어머니와 가족들을 이렇게 남겨놓고 …”라는 부분을 읽어 내려갈 때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김 경사의 딸(8)은 이날 영결식에 나오지 않았다. 동료 경찰관들은 “딸은 아직 아버지가 어떤 사고를 당했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영결식은 가족들과 동료 경찰관들의 헌화를 마지막으로 1시간여 만에 끝났으며, 고인의 주검은 수원 화장터를 거쳐 대전 국립묘지에 임시 봉안됐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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