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4일 “정부와 당은 서민에게 현금까지도 나눠줌으로써 소비경제를 일으켜 보자는 구상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스트레일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현금을 나눠주는 것보다는 기한을 지정한 쿠폰을 나눠주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박 대표 발언의 의미를 축소하고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지금은 좀 어렵지만 돈을 풀 시기”라며 당과 정부의 현금지급 구상을 밝혔다. 박 대표의 핵심 측근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의미 있는 발언”이라며 경제난 극복을 위한 현금지급 방안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이날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이 이보다 앞서 맬컴 턴불 자유당 당수와 만난 자리에서 턴불 당수가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경기부양 차원에서 현금을 배포한 데 대한 의견을 묻자“현금보다 쿠폰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나라당은 진화에 나섰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박 대표의 현금지급 발언은 현금지급과 같은 효과가 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뜻이 와전된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 발언 당시부터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던 한나라당 정책위의 고위 당직자도 “아직은 당내에서 현금 지급 방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승근 이유주현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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