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법원 흔들기 말라”
선진당 “정치쟁점화 안돼”
선진당 “정치쟁점화 안돼”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의혹’을 두고, 여야는 우선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하면서도 신 대법관의 거취와 관련해선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야당은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신 대법관의 자진 사퇴를 거듭 압박한 반면, 여당은 “사법행정권을 문제 삼는 것은 법원 흔들기”라며 정치 쟁점화되는 것을 경계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9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최후의 보루로 신뢰하던 사법부가 이런 식으로 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 대법관 스스로 빨리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적절히 처신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우윤근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진위를 끝까지 밝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신영철 대법관)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이 사법부를 위해서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사법부의 신뢰와 판사 개개인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탄핵소추를 당하기 전에 용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오는 12일 ‘위기의 법원, 사법파동의 시작인가’ 긴급토론회를 열고, 다음주께 법사위 차원의 대법원 긴급현안보고를 통해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 활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를 ‘법원 흔들기’로 규정하며 신 대법관을 옹호하고 나섰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법원에 속한 재판부끼리 서로 충돌하는 판결이 나고, 같은 사안에 대해 유무죄 판단이 달라지면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더 가중된다”며 “사법행정 지휘권이 행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주성영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권이 바뀐 뒤 정치지향적이고 권력지향적인 법관들이 사법부 흔들기에 나선 것”이라며 법원 내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심지어 주 의원은 “이번 문제가 수개월이 지난 다음에 일부 언론을 통해서, 또 일부 정치인을 통해서 조직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정권교체에 대한 반발에 뿌리가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법관 출신인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치권 일각에서 사퇴와 탄핵까지 주장하는데 정치쟁점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여 옳지 않다”며 “신 대법관의 행위가 재판 결론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아니었다면 법률상 책임을 물을 만한 사유는 되지 못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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