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계-박근혜계의 ‘대리전’이 예상되는 경북 경주 재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친이 의원들은 이상득 의원의 측근인 정종복 전 의원의 공천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자체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을 받는 정수성 후보(무소속)의 지지율이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후보 확정을 뒤로 미루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2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재선거 지역 5곳의 후보자를 2~3배수로 압축했다. 특히 공심위는 이날 여의도연구소의 자동응답 전화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경주 후보자를 내정할 예정이었지만, 조사 결과 정수성 후보가 정종복 전 의원보다 5%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결정을 미뤘다. 공심위는 사설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오는 29일 오전까지 심층 여론조사를 벌인 뒤,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후보를 잠정 확정하기로 했다. 한 공심위원은 “정 전 의원의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수치가 나왔다”며 곤혹스러워했다. 그러나 당내 친이 쪽은 여전히 정 전 의원의 공천을 고집하고 있어 최종 결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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