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찍지? 4·29 재선거 후보자 벽보가 거리에 나붙은 19일 오전 인천 부평구 갈산동에서 이 지역 유권자가 부평을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의 경력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인천/김진수 기자 jsk@hani.co.kr
[4·29 재보선] ‘재보선 승패 판가름’ 부평을에 총력전
4·29 재보선의 승부처인 인천 부평을 선거전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의 신경전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나서 지원 유세를 벌였던 한나라당은 20일에는 정몽준 최고위원을 앞세웠다. 정 최고위원은 “지엠대우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기호 1번 이재훈 후보밖에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도 정세균 대표, 원혜영 원내대표, 손학규 전 대표가 이 지역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공을 들였다. “지엠대우를 회생시킬 수 있는 유일 대안은 기호 2번 홍영표 후보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야 지도부가 부평을에 다걸기하는 것은 이곳이 사실상 이번 재보선 승패를 판가름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 지역의 호남·충청 유권자 비율이 높아 애초부터 쉽지 않은 선거로 꼽아왔다. 그런 만큼 이재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친박-친이 집안 싸움이 치열한 경주에서 패배해도 선전했다고 평가받을 여지가 생긴다.
반면 ‘개혁공천을 통한 전국정당화’를 명분으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공천에서 배제한 민주당은 부평에서 승리하면 ‘당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하면 지도부 총사퇴 등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는 어느 쪽도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인텔레비전>·<경인일보>의 공동여론조사 결과 홍영표 민주당 후보가 27.5%, 이재훈 한나라당 후보가 25.7%로 초박빙의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모두 이를 두고 유리한 해석을 내놓는다. 심규철 한나라당 제 2 사무부총장은 “정치 신인인 이 후보가 오랜 지역활동을 해온 홍영표 후보와 지지율에서 큰 격차가 없다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이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이 후보는 지난 일주일 동안 언론에 노출되며 인지도가 급속히 올라갔는데도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았다”며 “이 후보가 한나라당의 당 지지율인 30% 중반대도 못 받는 것은 이 후보 개인의 득표 잠재력이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혼전이 계속되자, 최대 현안인 부평 지엠대우 문제를 둘러싼 정책 대결도 치열하다. 민주당은 지역경제에 일정 비율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이 위기에 처할 경우 정부의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번 추가경정예산에서 지엠대우 및 협력중소기업에 긴급지원자금 65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여당후보를 뽑아야 지엠대우를 살린다는 논리로 파고든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미국 지엠 본사가 어떤 절차를 취하더라도 부평 지엠대우 공장은 정상화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그러나 민주당처럼 구체적인 자금 지원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집권 여당이 최소 2조원이 들어갈 지엠대우 생존책을 국민적 동의없이 약속할 수 없다는 속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신승근 이유주현 기자 skshin@hani.co.kr
인천부평을 여론조사
신승근 이유주현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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