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형님’ 퇴진론…쇄신특위…여당 뒤숭숭

등록 2009-04-30 20:09수정 2009-05-01 00:32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4·29 재보선 참패 결과에 대해 “국민이 내린 채찍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눈가를 매만지고 있다. 사진 왼쪽은 홍준표 원내대표.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서 4·29 재보선 참패 결과에 대해 “국민이 내린 채찍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뒤 침통한 표정으로 눈가를 매만지고 있다. 사진 왼쪽은 홍준표 원내대표.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4·29 재보선 후폭풍]
총장사퇴로 봉합…일각 “형님 2선후퇴”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은 30일 오후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당무쇄신특위’를 만들기로 했다. 앞으로 “당의 체질과 당·청 소통 등을 개선”하는 일을 맡게 된다. 당무에만 그치지 않고 인적 문제 등 여권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지 주목된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안경률 사무총장이 사퇴하는 선에서 인책론을 서둘러 봉합했다. 박희태 대표 등 당 수뇌부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되뇌었다. ‘말의 성찬’뿐이었지, 최고위원 누구도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지 않았다. 박희태 대표는 “패배했다. 국민이 내린 채찍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더욱 심기일전해서 경제 살리기에 신명을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과거 열린우리당이 (너무 자주) 지도부를 교체한 게 몰락의 계기가 됐다”며 “당 지도부는 재보선 패배에 연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10월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 더 큰 선거가 남아 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결국 이날 최고위원 회의는 안 사무총장이 “이번 재보선을 총괄 지휘한 책임을 통감하며 책임질 것”이라고 사실상 사퇴를 선언하는 것으로 끝맺었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고도 ‘지도부 인책론’에 입을 닫은 건 계파 갈등 전면화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우선 주류인 친이명박계는 인책론을 전면화할 경우 당 소속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는커녕 오히려 경주에서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간접 지원한 ‘박근혜 책임론’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당내 계파 갈등이 전면화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친이 직계의 한 초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방관자적 태도에 속은 타지만 지금 참패 원인 논쟁을 벌이면 이명박 정부의 개혁 추진에 필요한 시간만 허비할 것”이라며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쪽도 ‘주체역량’의 한계 등 약점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한 의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 박희태 대표 체제를 무너뜨린다고 우리 쪽에서 당권을 장악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지 않는 한 당 대표를 맡을 인물도 없다”고 말했다. 친박·친이 모두 상대를 자극할 명분도 실리도 없는 만큼 ‘불편한 동거’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4·9 경기교육감 선거’와 ‘4·29 재보선’에서 거듭 확인된 수도권 민심 이반 현상을 그대로 방치하면 10월에 있을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고전할 것이라며 ‘형님 권력’ 문제 등 당의 낡은 체질을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지역 친이계 한 재선 의원은 “수도권 선거에서 여당에 대한 견제 심리는 숙명이지만, 현재 당은 너무 오만하고 민심과 동떨어진 구조”라며 “결국 이상득 의원 스스로 정치적 거취를 결심해야 당이 산다”고 말했다. 다른 친이 직계 의원은 “인책론의 핵심은 박희태 대표가 아니라 막후 실세인 이상득 의원”이라며 “당무쇄신특위에서 당·청 시스템도 개선해야 하지만, 핵심은 이상득 의원의 퇴진 등 인적 쇄신”이라고 말했다. 친박 쪽의 한 중진 의원도 “지역에서 버림받은 인물을 찍어 달라며 공천하고, 박연차 세무조사 무마 연루설에 오르내린 이상득 의원이 수도권 민심 악화의 주역”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형님 2선후퇴’를 제기한 셈이다. 당무쇄신특위에서 이 문제가 본격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상득 의원의 측근 의원은 “이 의원은 당직을 맡지도 않았고, 경주 공천 분란 이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처신하는데 더 이상 어떤 선택을 하라는 말이냐. 의원직을 사퇴하란 것이냐”고 반발했다.

신승근 최혜정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