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참패 책임안져 쇄신 꼬여”
“김무성 출마 좌절도 대표 때문”
“김무성 출마 좌절도 대표 때문”
한나라당에서 박희태 대표 사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4·29 재보선 참패가 당·정·청 쇄신 논의의 기폭제가 됐지만, 막상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진 이는 아무도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일부에선 조기 전당대회가 어렵다면 박 대표라도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현 체제론 10월 재보선 결과 역시 비관적이라는 위기의식도 강하다.
한 수도권 초선의원은 “지금 체제로 10월 재보선까지 가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친박 쪽 재선의원인 박종희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현재 박 대표 체제로 간다면 현안 처리도 어렵고, 10월 재보선에서는 지금보다 표가 더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일단 박 대표는 당장 사퇴하고, 당헌에 따라 승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 차점자인 정몽준 최고위원이 우선 대표직을 승계하고, 10월 재보선 뒤와 내년 6월 지방선거 사이에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도 방법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 대표 사퇴론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최근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좌절된 것도 박 대표가 사전 조율없이 추진한 결과라고 비판한다. 친이 직계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 정치적인 인물이 아닌 만큼 정무 쪽은 주위에서 보완을 해줘야 하는데 그 주요 핵심포스트인 당 대표가 그런 구실을 하지 못했다”며 “결국 대통령을 곤란에 빠뜨린 책임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쇄신특위에서도 대표의 거취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쇄신위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우선 쇄신특위의 흐름을 봐야겠지만, 소장파를 중심으로 박 대표 사퇴를 공식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대표 쪽은 당내의 퇴진론에 대해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최근 측근들과의 자리에서 “강재섭 대표 시절에도 참패했는데, 왜 처음 진 것처럼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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