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전병헌 민주당 간사가 13일 오전 문방위 회의실에서 의사일정과 관련해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민주 ‘4주간 새 임시회’ 요구에
한나라 “수용할 의사 전혀없다”
언론법 문방위, 10분만에 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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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민주당의 등원으로 ‘6월 임시국회’가 개회 보름여 만에 열렸지만, 여야는 쟁점법안 처리와 의사일정을 둘러싸고 기싸움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16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4주 동안 새로운 임시회를 열자고 공식 제안했으나, 한나라당이 이를 거부했다. 우윤근 민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이날 낮 교섭단체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 질문, 상임위의 원활한 활동 등을 고려하면, 15일 ‘원포인트’ 본회의 이후 4주간의 일정이 필요하다”며 임시회 추가 소집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정훈 한나라당 원내 수석부대표는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갖고 등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거부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임시회 소집 요구는 미디어법·비정규직법 등을 이번에 처리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만큼, 그런 주장을 받아들일 의사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나경원,“어이가 없네요 왜 여기와서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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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등 언론관련법이 걸려 있어 이번 국회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는 이날 일단 상임위를 열어 민주당·창조한국당의 언론관련법 대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상임위 일정 합의부터 여야가 공방을 벌여 이후 논의 과정에서 난항을 예고했다.
한나라당 소속인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친박연대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소집했으나,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이 “여야 원내대표간 의사일정 협의가 진행중인 만큼 유예해야 한다”고 반발해 개회 10여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살인해놓고 사과도 안 하냐”며 목청을 높였고, 이에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이 “자살한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회 의사일정 합의가 우선이라는 민주당의 주장과, 상임위 회의는 별개라는 한나라당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오후 문방위 회의장 문을 막아 한나라당 의원들의 출입을 저지하기도 했다.
상임위가 열리더라도 언론관련법을 둘러싼 여야의 견해차가 워낙 커 논의 과정에서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언론관련법 대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다 직권상정 가능성을 거론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에스비에스> 라디오 ‘에스비에스 전망대’에 나와 “지난 주말에 민주당안을 살펴봤는데, 의원들이 특별히 ‘이건 우리가 채택할만하다’ 라고 지적하는 부분이 없다”며 사실상 ‘협상불가’ 방침을 밝혔다.
최혜정 송호진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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