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천호선 등 주축…민주당 “분열 아닌 통합을”
범노무현 진영의 신당파가 17일 참여민주주의 등 ‘노무현 가치’ 실천을 표방하는 독자정당 추진을 선언하고 나섰다.
신당파는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김충환 전 혁신관리비서관, 김영대 전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날까지 1642명의 창당 제안자를 모으고 홈페이지(www.handypia.org)를 열었다. 2∼3주간 여론을 수렴한 뒤 발기인대회 등 절차를 밟아 연내에 창당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들은 창당 제안문 등을 통해 “우리는 민주당을 비롯한 모든 정당의 한계로부터 출발한다”며 “국민의 참여 의지를 담을 새로운 그릇으로 ‘국민맞춤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로운 정당은 대의원 제도를 두지 않고 중요한 정치적 선택과 핵심 정책을 국민 토론과 당원 직접투표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내년 지방선거부터 참여해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확보하고 모든 시도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어 한나라당에 맞서는 선거연합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유력 정치인보다는 바닥으로부터의 ‘참여’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과거 2002년 개혁당과 비슷하다. 범노무현 진영의 좌장격인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유시민 전 장관,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이 거리를 두고 있어 세력의 대표성을 부여하긴 어렵다.
그러나 최근 ‘친노 브랜드’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뜻밖의 파괴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있다. 신당파 관계자는 “전국 정당을 지향하되 내년 지방선거에서 영·호남의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이어 제2당 지위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혹감을 표시했다. 신당파가 민주당과의 연대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선거에서 경쟁관계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노영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명박 정권의 독선에 맞서 역량을 결집시킬 효과적인 방법을 좀더 신중히 생각해 볼 때”라며 “새로운 정치의 시작은 분열이 아니라 통합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민주당은 곧 ‘통합 및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친노 그룹 및 시민사회 진영을 끌어들이는 ‘대통합’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이해찬 전 총리는 신당파와 민주당내 친노 인사, 당밖 시민사회 인사 등을 아우르는 포럼 형태로 (가칭)‘시민주권 정치모임’ 구성을 추진중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신당파의 행보가 범야권의 원심력 요소인 동시에 범야권 세력정비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창식 선임기자 cspcs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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