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본21 의견 모아…정몽준 “4대강 회의 든다” 파문
4대강 사업 예산을 두고 여야가 가파르게 대치하는 가운데, 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민본21’이 ‘협상을 통한 합의 처리’를 위해 보의 개수와 규모, 준설량까지 협상 의제로 삼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정몽준 대표도 “4대강 사업에 회의가 든다”며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민본21은 24일 오전 간담회를 열어 예산안 합의 처리가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서는 보와 준설 계획까지 여당이 양보하는 ‘유연한 대처’를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본21은 이런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공동간사인 권영진 의원이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권영진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야당 내 ‘협상파’에게 명분을 주기 위해서라도, 여당이 먼저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 참석 의원도 “회원들 사이에 지난 7월의 언론관계법 직권상정 같은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일단 민주당의 요구를 모두 의제에 포함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중진 의원들의 ‘대운하 의심예산 삭감’ 요구와 뜻을 같이한 셈이다.
현재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 예산의 총액을 조정할 수는 있지만, 보와 준설량 등 4대강 사업의 본질과 관련된 부분은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현재의 보와 준설 계획을 ‘대운하 사업’으로 규정하고, 보의 개수와 규모, 준설량의 대폭 축소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22일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열린 ‘한나라당 남양주갑 당원협의회 당원교육 및 송년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면서 “(4대강 사업이) 정말 우리나라가, 우리 국민이 걱정하고 바라는 그런 사업인가에 관해서는 좀 회의가 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국민이 바라는 발등의 불은 일자리 창출과 집값 안정, 물가 안정, 남북의 평화적 관리 및 평화적 통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 쪽은 24일 “국민이 원하는 것은 민생이라는 취지였으며, 4대강 반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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