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원희룡 “3개는 가야”…친이 “공멸 막자” 친박 일부 “환영”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 한나라당 이명박계(친이)-박근혜계(친박)가 ‘벼랑끝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내에서 일부 부처 이전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절충론’이 나오고 있다.
원희룡(사진) 의원은 15일 <에스비에스> 라디오 ‘서두원의 에스비에스 전망대’에 나와 “박근혜 전 대표의 말씀처럼 국민과의 약속을 함부로 바꿀 수 없다”며 “기업이 내려갈 수 있는 입법을 해주고, 행정부처도 3개 정도는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표는 소신이 중요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국익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며 “국민들을 생각해서 한발씩 물러난다는 전제 아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주류 쪽에서도 9개 부처는 아니더라도 일부 부처 이전을 통한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친이 직계 의원은 “세종시 때문에 당을 깰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이렇게 대립해 공멸할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다양한 중재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환경부, 여성부에 한 두개 더 보탠 5~6개 부처를 절충안으로 거론했다. 친이 쪽에선 설 이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 ‘출구’를 찾게 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온다.
친박 쪽은 원안 추진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절충안 논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한 친박 핵심의원은 “부처를 하나도 안 보내는 것은 누가 봐도 박 전 대표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박 전 대표의 수용 여부와 별개로 절충안에 대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환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일부 부처만 이전하는 것은 원안보다 더 나쁘다는 인식이 강한 데다 박 전 대표 역시 원안을 고수하고 있어 절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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