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 의원과 종교계 인사, 환경단체 회원들이 7일 오전 경기 여주 신륵사 들머리에서 ‘4대강 사업 저지 야4당 합동상황실’ 개소식을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주/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야4당·종교계·시민단체 공동참여
7일 오전 경기도 여주군 신륵사 어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서울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의 수행과 정진이 이뤄지는 ‘여강선원’ 옆에 천막 2개 동이 나란히 들어섰다. 천막에는 ‘4대강 사업 저지 야4당 합동 현장의원실’이란 펼침막이 내걸렸다.
남한강의 속살을 마구 파헤치는 공사 현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곳에 합동 의원실을 차린 의원은 민주당 최문순, 민주노동당 홍희덕·이정희, 창조한국당 유원일,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 5명이다. 이들은 보좌진과 함께 당번제로 상주하며 불법 공사 감시 등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이 천막들은 야4당의 ‘4대강 사업 저지 전초기지’인 셈이다. 현장의원실 운영에는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등 종교계와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환경정의·생태지평 등 환경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유원일 의원은 이날 개소식에서 “만물의 근원인 어머니의 젖줄을 끊는 4대강 사업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며 “생명의 강물을 그대로 흐르게 할 힘은 이제 국민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도 “한강이 깨끗해진 이유는 보를 건설하고 강바닥을 준설했기 때문이 아니라 한강에 하수·폐수가 더이상 흘러들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라며 “생명을 죽이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관스님은 이날 “불교계에선 인과응보를 말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수많은 생명을 죽이는 4대강 사업의 인과응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며 탄식했다. 환경단체들도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후보를 반드시 낙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륵사에는 수학여행을 온 중·고교생들이 북적였다. 행사 참석자들은 “내년에 이곳에 수학여행을 오는 학생들에게는 남한강이 파헤쳐지는 현장을 더 이상 안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현장의원실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알리고, 현장체험을 위한 ‘4대강 저지 현장학교’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부들은 오는 10일 대구시 달성보 건설현장에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생명평화미사’를 열기로 했다. 대구대교구는 그동안 정치적 사안에 대해 입장 표명을 극도로 자제해왔기 때문에 이번 시국미사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김영호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목국장(신부)은 “최근 4대강 사업이 자연환경에 치명적 손상을 줄 우려가 있다는 주교단 성명이 난 뒤, 지역에서도 천주교계가 생명운동을 실천해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미사를 준비하는 신부와 신도들은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미사를 매주 토요일로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대구대교구 신부들과 지역의 시민·환경단체들이 연대해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을 함께 펼쳐나갈 방침이다.
여주 대구/김기성 박주희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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