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상수, 홍준표, 남경필.
안상수 “강력한 리더”
홍준표 “통합형 리더”
남경필 ‘개혁 대표론’
홍준표 “통합형 리더”
남경필 ‘개혁 대표론’
“강한 리더냐, 통합의 리더냐.”
7·14 전당대회를 앞둔 한나라당에서 ‘당의 얼굴’인 당 대표의 구실과 기능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됐다. 진원지는 안상수·홍준표 두 전직 원내대표다.
친이계 대표주자를 자임하는 안상수 전 원내대표는 21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최대 위기에 처해 있는 한나라당은 위기를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6·2 지방선거 이후 쇄신 요구가 드세지만 “굳건한 리더십이 없다면 쇄신과 화합, 세대조화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수평적 당청관계도 “한나라당이 청와대와 독립하겠다고 하는데 노무현 정권 때 그런 식으로 해서 정권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안 전 대표의 발언은 지방선거 이후 당 안팎의 쇄신 요구에 대해 ‘주류의 이해’를 내세워 친이계의 대표주자로 인정받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전 원내대표는 안 전 원내대표와 대척점에 섰다. 전날 당 대표 출마회견에서 “당은 청와대의 집행기구가 아니다”라며 ‘탈청와대’를 선언한 홍 전 대표는 “지금은 강한 당 대표가 아닌, 통합형 대표가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안상수가 원내대표를 하면서 막무가내로 밀어붙인 1년, 그에 대한 반감으로 (지방)선거에 패배했다. 야당을 몰아붙이고, 친이 전횡으로 하면 당도 망하고 정권 교체도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전 원내대표의 전략은 이른바 ‘비이·반안 대표론’으로 풀이된다. 자신이 비록 범친이계지만 이 대통령의 일방주의와 당 경시 행태에 비판적인 당내 불만세력을 결집하고, 안 전 대표의 스킨십 부족을 우려하는 친이계까지 겨냥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4선의 남경필 의원은 당내 소장파의 대표를 자임하면서 안상수-홍준표 양자구도의 균열을 노리고 있다. 남 의원은 전날 출마회견에서 “대기업 감세철회, 복지 확대, 표현의 자유 확대” 등 이른바 개혁가치 대표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대통령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가짜 보수를 넘어 젊은층이 열광하는 진짜 보수 한나라당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친이계는 ‘당의 얼굴’로 내세울 인사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 친이계 안에선 계파 충성도만 따지면 안 전 원내대표가 적임이지만 봉은사 외압 파문 등 강경파로 분류되는 그가 쇄신 흐름에 맞는 얼굴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 반면 정두언 의원은 약체이고, 청와대와 대놓고 각을 세우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도 부담스럽다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친이계가 결국 안 전 대표를 옹립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친이직계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보수가 분열로 패배했는데, 전당대회에서도 그럴 수는 없다는 위기감이 있다. 친박계가 뭉칠 테니, 우리도 결국 안 전 대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