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파 남경필과 단일화
‘시너지 효과’ 작용한 듯
‘시너지 효과’ 작용한 듯
“가진 게 많은 사람은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을 생각해 변화를 못한다. 우리는 이제 가진 게 별로 없다. 잃을 것을 두려워 말고 과감하게 변화하자.”
14일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된 정두언 의원은 “변화”를 역설했다. 정 의원의 지도부 입성은 원조 소장파의 대표 격인 4선의 남경필 의원과의 막판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비선조직의 권력전횡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온 정 의원의 진정성이 일정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이 비선조직의 권력전횡 파문으로 확산되자, 이를 부채질한 배후 인물로 지목받는 등 여권 내부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선진국민연대 출신인 한나라당 장제원·권성동 의원 등은 “박영준 국무차장 등에 칼을 꽂는 비겁한 행위”라며 정 의원에게 날을 세웠다.
그러나 정 의원은 정면승부를 택했다. 그는 1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사태의 본질은 청와대와 정부 내 비선 조직 존재와 불법 행위이고, 측근의 부당한 인사개입”이라며 권력 내부의 부끄러운 속살을 헤집었다. “이를 권력투쟁으로 모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근 의원은 “한나라당의 변화를 갈망하는 당원·대의원들의 밑바닥 정서가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권력 내부의 잘못을 지적해온 정 의원과 결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민본 21’ 등을 통해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을 주창해온 김성식 의원은 계파 정치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한 채 지도부 진입에 실패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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